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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문화 이야기는 양은희 박사의 이미지 칼럼입니다. 2009년 '양은희의 시각문화 이야기'로 시작하여 2022년부터 '양은희의 도시문화 이야기'로 개편하여 매주 <델코지식정보>를 통해 소개됩니다.
1869년 런던 로얄 아카데미 중앙홀1768년 설립된 로얄 예술 아카데미는 영국의 대표적인 예술기관이다. 1868년 100주년을 맞아 벌링턴 하우스로 이주하였고 지금도 이곳에 위치한다. 이주한 후 웅장한 새 건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언론에 내부가 소개되곤 했다. 벌링턴 하우스에는 회화와 조각을 따로 전시할 수 있도록 공간이 나뉘었는데 신고전주의 양식의 조각상이 즐비한 중앙홀을 여러 관객이 둘러보고 있는 장면이다. | 1869년 이집트 대표환영 리셉션19세기 대영제국은 영토를 넓히고 있었고 제국의 위상에 걸맞게 런던에는 화려한 건축이 들어섰다. 그중 영국 귀족 서덜랜드 공작의 저택 스태포드 하우스는 여왕의 궁전을 능가할 정도로 화려함을 자랑했다. 수에즈 운하가 완성된 1869년 이집트 대표가 런던에 오자 공작부부가 환영 리셉션을 열어 맞이했다. 그만큼 이집트는 중요한 곳이었으며 결국 1882년 영국, 프랑스, 인도 연합군이 이집트를 점령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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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9 7월 파리 패션19세기 중반 파리의 여성 패션은 과거 양식을 부활시켜 화려한 장식과 색조가 돋보였다. 허리를 강조하고 볼륨을 키우고 여러 층을 두기도 했다. 그만큼 여성이 자신을 과시할 만한 장소가 늘고 있었고 이러한 양식이 드레스 샵을 통해 인기를 끌면 신문을 통해 런던이나 뉴욕에도 곧 알려지곤 했다. 그림은 런던의 언론에 소개된 파리 여성패션 | 1859 군대환송 파티19세기 유럽 제국의 힘은 군대에서 나왔다. 크고 강력한 군대를 가질수록 식민지 개척이 용이했다. 그러나 정작 전쟁터는 아비규환이었다. 다친 군인을 구하고 치료하는 것도 어려웠고 사망자를 헤아리는 것도 어려워 전쟁마다 정확하게 얼마나 사망했는지 파악하지도 못했다. 양쪽 군인의 시신들이 한 곳에 매장될 정도로 사상자 관리도 엉망이었다. 그러나 전장으로 떠날 군인을 위한 파티는 성대했다. 그림은 마르세이유에서 출발할 군인들을 위한 환송파티. |
1859 나폴레옹 3세 승전 파티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는 프랑스 근대화에 앞장선 군주로 오늘날 파리의 도시 구조와 5-6층의 아파트로 구성된 외양은 그의 통치 기간 동안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이탈리아를 도와 오스트리아 제국을 패배시켰으며 1859년 오스트리아의 황제와 평화조약을 맺으며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인근 지역에 영향력을 미쳤다. 그의 재임중 프랑스 제국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확대했다. 그림은 전쟁에서 승리한 나폴레옹 3세를 환영하는 파티. | 영국 최초의 학교빅토리아 여왕 통치하의 영국은 근대식 교육에도 공을 들인다. 1837년 런던에 설립된 Home and Colonial School Society는 여왕의 후원을 받으며 영국 최초의 여성 교사를 두었고 인도에서 온 인도인에게 교사수련을 받게 하기도 했다. 이 학교는 어린 학생을 위한 체육관과 놀이터를 두고 신체 건강에 신경을 썼으며 학교 입구에는 ‘Holiness unto the Lord(주님께 거룩함)’이라는 문구를 크게 걸어서 기독교 신앙에 토대를 둔 곳임을 알렸다. 그림은 학교의 운동장. |
1843 루앙 파리 연결 기차 개통식프랑스 수도 파리와 그 북쪽에 있는 산업도시 루앙 사이에 기차가 개통된 것은 1843년이다. 이 노선은 프랑스 최초로 건설된 열차이기도 하다. 이후 1847년 북쪽 항구도시 르아브르까지 연장되어 사람과 물자를 운송하는 주요 노선이 된다. 영국에 기차노선이 먼저 들어서자 영국과의 교역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만든 노선으로 건설 당시 프랑스와 영국의 사업자들이 합작으로 추진되었다. 그림은 1843년 5월 개통을 축하하는 행사 모습이다. | 체스트넛 힐-윌리엄 킹의 자택 1860미국 정치인이었던 윌리엄 킹은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으로 앨라배마에 토지를 구입하고 체스트넛 힐이라는 농장을 세웠다. 앨라배마가 주로 승격하자 상원위원이 되었고 이후 부통령까지 지낸 인물이다. 평생 독신이었고 동료 상원위원이자 독신인 제임스 뷰캐넌과의 조용한 염문 때문에 동성애자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농장과 저택은 1920년대 화재로 사라졌다. |
1860 권투시합-히난과 세이어19세기 영국과 미국의 대립은 스포츠로 이어지곤 했다. 1860년에는 미국 권투선수 존 히난과 영국 권투선수 톰 세이여가 영국 햄프셔주의 한 야외 경기장에서 세계 챔피언을 정하는 국제경기를 치른다.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2시간 30분 가까이 경기를 치른 두 사람은 무승부로 경기를 중단하게 된다. 지금은 역사상 최초의 세계 챔피언 권투 경기였다고 기록된다. | 반더빌트 뉴욕항 18601856년 대서양 횡단 승객선으로 건립된 반더빌트 호는 1858년 좌초되었으나 수리후 1862년 소유자인 반더빌트 제독이 해군에 제공했다. 반더빌트는 해운과 철도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신흥재벌로 이 반더빌트호는 그의 말년에 야심차게 출범시킨 대서양 횡단용 증기선이었다. 이 배는 측면에 물래방아같은 외륜을 가동해 추력을 생성했다. 1861년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사업가 반더빌트는 반더빌트 제독이 되어 국가에 이 배를 헌납한 것이다. |
뉴욕 일러스트레이티드 뉴스파리, 런던에서처럼 뉴욕에도 삽화를 부각시킨 신문이 1859년 창립되었다. 그러나 사진의 발전으로 1864년 문을 닫고 Demorest New York Illustrated News로 바뀐다. 후자는 커버하는 뉴스의 폭이나 어조가 더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어쨌든 19세기 중반에 나온 원조 신문은 항구도시 뉴욕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는 미국의 삶을 전달하는 중요 매체였다. 사진은 배가 붐비는 항구 모습을 배경으로 한 신문의 표지 | 1868 이디오피아 원정 지도19세기 아프리카의 제국 아비시니아(오늘날의 이디오피아)는 오스만 투르크의 침공 위험에 유럽 제국에 도움을 청했으나 반응이 없자 급기야 영국의 선교사를 투옥하며 시선을 끈다. 이에 대영제국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징벌 원정에 나서는데 영국인과 인도인으로 구성된 부대가 길도 없는 산악 지대를 탐험하며 수도까지 들어가 인질을 구한다. 대영제국의 군사력을 보여준 사례로 회자된다. 지도는 당시 군대가 이동한 길을 보여준다. |
1866 뉴캐슬 보트경주대회영국에서 보트 경주가 시작된 것은 1829년이었다. 캠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의 학생이 시작했고 이후 널리 퍼져가서 1866년에는 북쪽의 뉴캐슬에서 국제대회가 열렸다. 뉴욕 체육인들이 주선한 대회로 당시 영국인 헨리 켈리와 미국인 제임스 해밀이 국가대표로 경쟁하게 되자 사람들이 강변과 다리, 배를 타고 관람하게 된다. 결국 영국인이 우승하면서 원조의 힘을 과시한 바 있다. | 1864 클리프턴 현수교영국 브리스톨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에이번 강의 협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세우고 싶었으나 돌다리 기술만 있던 시기에는 불가능했다. 1864년 드디어 연철 체인을 이용한 현수교가 완성되었다. 산업혁명 시기 영국의 기술발전이 이룬 쾌거였다. 운영을 위해 초창기부터 다리를 건너는 사람에게 통행료를 받곤 했으나 자동차 통행이 늘어난 1920년대부터야 수입이 늘어났다고 한다. |
1861 퀸빅토리아 기차빅토리아 여왕의 부군인 앨버트 공은 테크놀로지와 신문물에 관심이 많았다. 19세기 대영제국의 영광을 이끌고 누린 부부는 격에 맞게 왕실전용 기차를 만들게 했고 런던을 떠나 스코틀랜드 등 여러 지역으로 갈 때 그 기차를 사용하곤 했다. 안에는 여왕 전용 라운지가 있었는데 사람들의 호기심을 사곤 했다. 1861년 한 신문이 그 라운지를 그린 삽화와 설명을 싣고 있다. | 1864 글래스고-1글래스고(Glasgow)는 스코틀랜드의 대도시로 오늘날 영국 도시 중 1인당 GDP가 세 번째로 높은 곳이다. 오래전부터 영국 해양무역의 거점이었고 산업혁명 시대의 주요 도시로 한때 영국 제2의 도시였다. 19세기 인구의 증가로 도시가 팽창하는데 유럽에서 인구 백만 명에 도달한 최초의 도시이기도 하다. 이미지는 당시 공장 늘고 한 가운데의 클라이드 강변으로 운송선이 즐비한 글래스고의 조감도 풍경이다. |
1863 기계식 우편 배송19세기 후반 런던의 늘어난 우편물을 빠르게 배달하기 위해 한 회사가 지하 기계 시설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영국의 저명인사가 주주로 참여한 이 회사는 기술 개발 끝에 캡슐형 운반선을 제작했고 1863년 드디어 우체국에서 인근 지역에 약 600미터의 노선을 만들어 배송을 시작했다. 기계 문명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크게 시간을 절약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되자 1874년 이 시스템은 중단된다. | 1860 리켓 증기 자동차1860년 영국의 토마스 리켓은 증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제작한다. 3개의 바퀴에 석탄 보일러와 엔진을 단 차로 당시 최고로 낼 수 있는 속도는 시간당 19마일이었다고 한다. 말 대신에 기계가 이끄는 차였기에 뒤 좌석에는 보일러공이 앉아야 했고 앞쪽에 탄 2-3명의 승객중 1명은 오늘날의 운전자처럼 기계 장치를 작동했다. 그러나 그 정도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
1850 런던 브리지 역1831년 런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템즈강 위의 오래된 석조 다리인 런던 브리지(London Bridge) 대신에 아치형 구조의 넓은 다리가 들어선다. 이어서 1836년에는 런던 브리지 남쪽에 기차역 런던 브리지 역이 들어서는데 이용객이 늘고 수입성이 높아지자 연결 철도가 늘어났고 이어서 역사도 확장된다. 이동하기 위해 역사 주변에 모여든 시민의 수가 늘면서 번잡한 근대 도시의 풍경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 1845 런던 파노라마‘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는 런던을 소개하는 그림지도를 발간하기도 했다. 구매자 대부분이 런던에 있는 노동자와 신흥 중산층이었기에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의 면모를 알리고자 했던 것 같다. 이 지도에는 템즈강을 하단에 두고 도시 여러 곳을 소개하는데 맨 왼쪽 다리는 복스홀 다리이며 그 오른쪽은 올드 웨스트민스터 다리이다. 이외에도 트라팔가 광장, 서머셋 하우스 등 런던의 주요 건물도 표시하고 있다. |
1844 킹스타운 대기철도아일랜드의 킹스타운과 달키를 연결하는 철도가 1844년 개통되는데 세계 최초의 상업철도이다. 파이프를 이용한 진공 전력이 사용되었으며 최대 시속 40마일 정도의 속도로 매일 8시부터 6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곤 했다. 1844년 1월 6일자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에는 대기철도 기술과 킹스타운의 환영 인파, 그리고 도시의 여러 시설을 소개하는 삽화가 포함되어 있다. | 1851 런던 엑스포빅토리아 여왕의 부군 앨버트 공이 주도한 1851년 만국박람회는 유럽 제국주의 팽창 속에서 엑스포의 선구적인 모델로 평가된다. 당대 영국의 유명 인사 대부분 관람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에 실린 것으로 만국박람회 행사가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가 유리와 철골 구조의 웅장함을 자랑하는 가운데 행사장에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많은 인파가 보인다. |
1842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1842년 런던에서 창간된 신문이다. 신문이 세상의 변화와 사건을 소개하는 상품으로 팔리기 시작하자 한 언론인이 삽화를 많이 넣은 신문을 창간한 것이다. 사진은 5월 11일 창간호 1면으로 상단에 세인트 폴 성당이 높이 보이는 런던의 풍경이 실렸고 하단에는 대화재로 불탄 독일 함부르크를 보여주는 그림을 넣었다. 5월 5일 발발한 화재 소식이 1주일 만에 런던에 소개되고 있었다. | 일러스트레이션-1900 파리만국박람회1900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는 전 세계에서 온 기술, 문화와 예술이 경쟁하던 장이었다. 디젤 엔진과 에스컬레이터 기술 등 새로운 기술이 이 해에 소개되었다. 청나라 말기였던 중국도 이 행사에 참가하는데 <일러스트레이션> 지가 중국의 이국적 문물과 문화를 포착했다. 이 신문 6월 23일자에 실린 삽화는 번잡한 만국박람회 현장에서 느긋하게 신문을 읽고 있는 청나라 복식의 중국인을 묘사하고 있다. |
일러스트레이션-1846-파리풍경발간 4년차에 들어선 L’illustration 의 표지이다. 상단의 좌우로 판매가격이 표시되어 있고 그 아래에 파리 센느 강변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모습은 파리의 건물과 길을 결합한 것으로 몽마르트르부터 카푸친 등 여러 도로의 건물을 더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씩 수정을 더하기는 했으나 오랫동안 이 신문의 얼굴처럼 사용되었다. | 일러스트레이션-1843-노동자산업화 시대의 프랑스에서도 노동자와 자본가의 갈등이 서서히 고조되고 있었다. 프랑스 최초의 삽화신문 ‘일러스트레이션’도 공장 노동자 문제를 알리는데 일조한다. 거대한 기계가 돌아가는 공장에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싣고 이렇게 설명을 붙인다. “공장에는 12-16세 39명의 아이들이 일하고 있었다. 그중에서 2명만이 여자아이다....이들의 노동덕분에 가정에 빵을 가져갈 수 있다...그러나 노동여건은 끔찍하다.” |
일러스트레이션 신문19세기 파리는 인구가 증가하고 산업화 시대의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국내변화뿐만 아니라 프랑스 제국의 활약상을 알리는 언론매체도 점차 증가하는데 특히 삽화를 주로 싣는 매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L’illustration 은 프랑스 최초로 노동자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다양한 계층을 위해 1843년 설립된 주간 신문으로 뉴스보다 삽화를 많이 실어 누구든지 쉽게 파악하게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1847년판 이 신문의 커버로 왼쪽에 파리의 대로와 오른쪽에 센느강의 모습을 항공뷰로 그리고 있다. | 경성역 1924제물포와 노량진을 잇는 경인선이 1899년 개통되었고 이듬해 경성역까지 이어졌다. 당시 경성역은 지금의 서대문역이었으나 1923년경 남대문역을 확장하며 경성역이라 명명했다. 조선총독부는 새 경성역 건물을 도쿄역과 유사하게 지으려다 예산부족으로 규모를 줄였으나 근대식 건물에 레스토랑과 다방, 호텔을 품은 명소로 만들었다. 이 역은 1947년 이후 현재의 서울역이 되었다. |
리빅과 궁궐리빅사의 한국 소개는 제물포에 그치지 않는다. 사자춤을 즐기는 사람들, 초가집과 기와집이 즐비한 서울의 거리를 소개한 카드도 있고 황제가 사는 왕궁을 담은 카드도 있다. 그러나 그림을 그린 사람은 한국에 온 적이 없는 듯 건물의 모습이나 사람들의 모습이 다소 허구적이고 중국이나 타문화권에 가까워 보인다. | 리빅 파리작고 단단한 종이에 풍경이나 사람 이미지를 담은 수집용 카드는 19세기 자본주의와 대량생산의 발달과 함께 등장했다. 담배회사부터 차 회사, 야구팀까지 수집용 카드를 활용하며 광고효과를 노리곤 했다. 영국의 Liebig도 1870년대 카드를 제작하며 세계 도시, 역사, 인물 등을 담은 카드세트를 유통시켰다. 사진은 리빅 상품과 파리 도로를 포장하는 근로자를 소개하는 카드 |
제물포와 리빅영국의 Liebig 사가 19세기 고기추출물을 불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스프래드로 판매하자 유럽 중산층의 필수품이 되었다. 사업이 성공하자 어린이용 카드, 게임, 달력 등에 당시 중산층이 궁금해 하던 외국의 풍경과 상품이미지를 담아 광고하곤 했다. 사진은 한국 제물포의 한국인과 풍경을 담은 리빅사 카드. | 파괴된 인천 1950제물포에서 항구도시 인천으로 성장하며 인구가 늘고 빠르게 근대화를 겪는다. 2만명이 채되지 않던 1890년대와 달리 1950년경이면 20만명이 넘을 정도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조계지에 불과하던 제물포 인근에 집이 들어서기 시작하며 인근 야산의 언덕까지 빼곡하게 들어찬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항구의 기간시설을 비롯해 여러 곳이 파괴된다. |
제물포 전투에서 파괴된 러시아 순양함 1904러시아 제국의 순양함 ‘바랴그’의 외양은 대단했다. 길이 130미터에 달하는 위용에도 불구하고 1904년 2월 8일 제물포항에 정박중이었다가 일본군의 습격을 받는다. 일본군함에 포위된 채 싸우다 패배를 앞두고 스스로 침몰시킨다. 일본은 이 배를 인양해서 수리한 후 훈련함으로 쓰다가 1차세계대전 중 일본과 러시아가 연합군이 된 후 러시아로 반환했다. 르 파트리오트 일뤼스트레 2월 21일자에 실린 사진 | 제물포에 내리는 일본군 1904러일전쟁은 외국에서 제물포 전쟁으로 불린다. 일본군이 제물포항을 통해 들어오기 시작하자 외국인 기자들은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그중 상당수가 해외의 신문사로 보내졌다. 여러 제국이 한반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던 시기에 이 전쟁의 승자가 누가될지가 관심사였다. 당시 일본군이 말과 무기를 싣고 항구에 내리는 사진이 여럿 남아있다. |
제물포-18901893년 제물포에 외국인 거류지를 만드는 조계조약이 체결된 지 7년이 지난 모습이다. 외국인이 오가기 시작했고 근대식 건물이 들어서 외국의 해양 도시를 보는 듯하다. 1888년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 1890년 일본18은행이 건립되었다는 기록을 보면 호텔과 은행을 이용할 정도의 인구가 이미 거주하거나 방문하고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 제물포 일본군1904-1905년 일어난 러일전쟁은 한반도를 두고 주도권을 다툰 사건이었다. 2월 일본군이 제물포로 들어왔고 본격적으로 러일전쟁이 전개된다. 사진은 당시 제물포에 있던 외국 신문기자가 찍은 사진으로 말을 비롯한 군수물자를 정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쟁에서 일본이 이긴후 제물포는 일본 주도하에 빠르게 근대화되었다. 일본인은 제물포를 진센(Jinsen)이라고 불렀다. |
제물포 지도 1950년대일제강점기 일본이 주도한 근대화 과정 속에는 한반도의 정교한 지도 제작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지도는 일본이 만든 제물포의 지도로 위쪽의 섬은 월미도이고 아래쪽에 분홍색으로 표시된 곳이 일본이 만든 근대식 항구이다. 이 지도에는 자유공원의 전망대, 영국총영사관, 세관이 표시되어 있고 항구 바로 앞바다의 수심이 썰물시에 14피트라고 명시되어 있다. 일본인이 제물포를 부르던 명칭 진센(Jinsen)이 지도에 보인다. | 제물포의 초가집제물포는 오늘날 인천의 중구 일대를 부르던 명칭이다. 작은 어촌 마을이었으나 인천조계조약에 의거해 1883년경 조계지가 설치되어 외국인의 활동과 거주가 허용된다. 조선인과 외국인의 거주지를 구분했으며 조선인 마을은 사진처럼 초가집이 주를 이루었고 외국인이 거주하는 조계지는 호텔, 사무소, 클럽 등 서양문화를 수용한 신도시로 계획되었다. 이후 해외 언론에 Chemulpo 라는 단어가 통용되기 시작했다. 사진은 1904년 1월 9일 미국의 타코마 타임즈에 실린 제물포 마을 사진. |
제물포 1904한강 어귀에 위치한 제물포(오늘날의 인천)는 원래 작은 마을이었다. 서울과 강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외세가 몰려올 때 개항장이 되었고 외국인이 거주하는 조계지가 만들어진다. 1900년에는 서울로 가는 철도가 놓여지는데 바로 경인선이다. 사진은 1904년 러일전쟁 직전인 1월 9일 미국의 타코마 타임즈에 실린 제물포 항구의 사진으로 무역선이 오가는 항구를 보여준다. | 상하이 번드상하이의 국제지구는 주로 와이탄 즉 영어로 번드라고 불리는 지역에 형성되었다. 황포강의 제방을 따라 형성되었기에 제방을 의미하는 ‘번드(bund)’로 불린 것이다. 서양에서 온 여러 국가의 무역회사와 은행, 호텔과 외국인 전용 클럽, 언론사 등 위치했던 1930년대 번드는 상항이의 전성기를 상징했다. 강변을 따라 서양식 건물이 즐비한 거리를 걸으며 화려한 ‘동양의 파리’를 경험할 수 있었기에 아시아의 엘리트들이 모여들던 곳이기도 했다. |
홍콩 1912잘 알려진 대로 홍콩은 중국이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후 19세기 중반 영국에 임대되었던 도시이다. 이후 홍콩항은 아시아의 주요 무역항으로 부상했으며 외국인 거주지가 확대되자 서양문화가 수입되어 중국과 영국의 문화가 혼합된 홍콩 특유의 근대 문화가 꽃피기 시작했다. 1997년 중국에 반환될 때까지 수많은 사건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면서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가 된다. | 마카오 풍경포르투갈이 16세기에 중국에 은화를 주고 임대한 도시이다. 이후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무역기지이자 카톨릭 교회의 예수회와 도미니크회의 선교 거점이 된다. 마카오의 항구를 통해 중국의 비단과 일본의 은 등 아시아의 무역품이 배에 실려 여러 도시로 이동했다. 그러나 19세기 영국이 접수한 홍콩이 새로운 무역기지로 부상한 이후 서서히 무역항으로서의 역할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1999년 중국으로 반환되었다. 사진은 19세기 무역항 마카오의 풍경을 그린 무명 작가의 그림. |
상하이 지도상하이 시의회가 미국인에게 의뢰하여 1935년 만든 이 지도는 일제 강점기 여러 국가의 시민들이 정착한 국제적인 도시를 보여준다. 황포강에 동서양의 배가 드나들고 서양식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운동장부터 외국의 은행, 호텔, 교회 등이 들어서 코스모폴리탄 문화를 만들어갔다. 무역과 경제적 발전을 토대로 밤에도 화려한 문화를 자랑하며 ‘동양의 파리’라고 불리곤 했으나 2차 세계대전이 심화되자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 시드니 뮤지엄‘역사는 승자의 것이다‘라고 말한다. 시드니 뮤지엄은 영국에서 온 첫 주지사의 관사 터에 설립되었다. 그 터에서 발굴한 건물의 잔해들을 세우고, 원주민과의 접촉, 갈등, 동화를 보여주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런데 이 뮤지엄은 상업용으로 62층에 달하는 고밀도 개발의 일부이다. 금싸라기 같은 땅을 활용하면서 역사도 지키려는 호주식 개발을 보여준다. |
Kuala Lumpur19세기 광산 도시로 개발된 도시 쿠알라 룸푸르는 중국인 노동자와 현지인, 그리고 인도 등 인근에서 이주한 이슬람교도가 살기 시작했고 여기에 영국인이 들어와 근대도시로 변모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도시로 갈등의 씨앗을 가지고 있었고 시대에 따라 폭동과 반란을 자주 겪곤 했다. 사진은 가장 오래된 시장 광장. | Saigon자딘이라고 불리던 작은 마을이 프랑스 점령지가 되자 사이공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서구식 도시로 바뀌면서 성당, 오페라하우스 등 여러 시설이 들어섰고 유럽문화가 도시 곳곳에 퍼지자 ‘동양의 진주’ 또는 ‘동양의 파리’라는 별칭을 얻었다. 호치민이 이끄는 사회주의 공화국이 1976년 베트남을 통일하자 영웅의 이름을 따서 ‘호치민 시티’로 변경되었다. 사진은 프랑스 점령지 시절의 사이공. |
Alexandria map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점령지마다 새 도시를 만들었고 그의 이름을 따서 알렉산드리아라고 불렀다. 효율적으로 도시를 운영하도록 격자무늬 방식의 도로를 빼고 구역을 지정하여 적절하게 인구를 배치했다. 지금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가 유일하게 명칭을 유지하고 있는데 고대 알렉산드리아에는 이집트인, 그리스인, 유대인 등이 어울려 살고 있었다고 한다. | Batavia 지도 1681인도네시아가 유럽의 통치하에 있던 300년 동안 자카르타는 바타비아라고 불렸다. 점령자 네덜란드의 라인강에 있던 바타비아 섬의 이름이 동원된 것이다. 네델란드 동인도 회사는 이곳에 무역기지를 건립하고 인도네시아인이 거주할 수 없는 도시를 만들었다. 그러나 19세기 말이되면 유럽인, 중국인, 원주민 등이 어울려 사는 무역항이자 국제도시가 되었고 1949년 인도네시아의 독립과 함께 자카르타로 개명된다. |
와인 열풍미국에서 포도를 들여다가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때가 일제 강점기였다. 이후 국내에서도 조금씩 와인이 생산되었지만 문화 차이로 크게 산업이 발전하지는 못했고 1980년대 되어서야 어느 정도 국산 와인이 확산되었다. 지금은 가게마다 국산 와인을 보기 어렵고 수입 와인이 벽을 가득채운다. | 동성로의 밤대구의 동성로는 대구 읍성의 동쪽에 위치해서 동성로라고 불렸고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최고의 상권으로 자리를 잡았다. 오랫동안 대구의 중심상권이라 새로운 트랜드가 나타나면 곧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길이 걷기 좋게 만들어져 있고 주야로 오가는 손님들을 위해 만든 광장에서 갖가지 공연을 볼 수 있다. |
아트랜드한 예술가가 자녀들과 함께 점토로 동식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재미를 느낀 작가는 그 결과물을 미술관으로 옮겨 다른 아이들과 계속 동식물을 만들어 추가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만드는 환상적인 세계는 ‘아트랜드’라고 불리며 더 많은 아이들을 초대하고 있다. 북서울미술관의 아트랜드. | 이모티콘 예술말을 축약해서 쓰는 습관이 점점 이모티콘 사용으로 바뀌고 있다. 얼굴표정부터 각종 시설과 활동을 작은 형태로 만들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이어붙여서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건 마치 오래전 상형문자를 만들던 습관이 되살아난 것 같다. 뉴욕의 한 미술관도 이러한 이미티콘을 수집할 정도로 현대문화의 일부가 되었다. |
공원 화장실남녀가 구분되고 손을 씻는 세면대와 일을 보는 변기가 같은 공간에 융합되기까지 화장실은 오랜 역사를 거쳤다. 남녀가 함께 목욕을 하던 로마시대, 청결을 강조한 중세, 감염의 공포로 공중목욕탕이 사라진 18세기, 중산층에 화장실이 보급된 19세기를 거쳐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 오늘날 변기가 흰색으로 고착된 것이나 유럽과 미국에 공중화장실이 거의 사라진 것 역시 위생과 청결에 대한 강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 온도와 배수생명체라면 음식을 섭취하고 가스를 배출한다는 것 그리고 그 가스는 온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 다다르자 한 예술가가 온도의 차이를 색의 차이로 보여주는 카메라로 찍은 영상과 배수관 파이프를 가지고 작업을 만들었다. 느리게 움직이는 화면과 확고히 자리잡은 파이프의 대조 속에서 괜히 살아있다는 것이 미안해진다. |
용기미국에서 유학한 한 젊은이가 아픈 몸과 마음을 달래려 제주 해안가 마을에 잠시 터를 마련했다. 매일 바다에 나가 산책하며 만난 사람들과 자연 속에서 터득한 지혜. 바로 천천히 사는 것의 가치 그러나 그 가치를 실현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 과수원 창고 카페과수원에서 귤을 수확한 후 크기를 선별하고 포장해서 농협으로 보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귤 농장마다 창고가 하나씩 생겼었다. 제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돌을 쌓아 시멘트를 바른 창고가 어느 사이 카페로 변신하고 여행객을 반긴다. 새로운 감성을 파는 시대에 창고의 가치가 달라졌다. |
농가 영화 상영체험의 시대에 영화도 습관적인 영화관이 아니라 독특한 곳을 찾아간다. 제주의 한 농가에서 작은 영화 상영 행사가 열렸다. 그 농가에 살다가 돌아가신 할머니를 기리고 4.3때 남편을 잃고 한 많은 생을 살다가 간 그 할머니의 삶을 통해 역사와 기억 그리고 개인의 슬픔의 깊이를 헤아리며 시간을 넘는 공감대를 이끌었다. | 플라스틱 제로 운동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제로 쓰레기’운동이 언급된 이후 1990년대에는 리사이클링 운동이 전개되었다. 2001년에는 ‘제로 쓰레기 국제 연맹’이 설립되었으며 2012년 Beth Terry가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바다 새에 충격을 받고 <플라스틱 프리: 나는 어떻게 플라스틱 습관을 버렸나 그리고 당신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라는 책을 발표하며 전 세계적으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국 어린이들이 그린 플라스틱이 없는 세상에 대한 그림. |
도시텃밭먹거리에 대한 걱정 그리고 내손으로 키운 야채에 대한 꿈 덕분인지 도시텃밭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각 지자체가 허용하는 텃밭을 구하려는 인구는 10년전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었지만 정작 재배 가능한 면적은 그에 비해 크게 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전국의 도시농부는 174만이라고 한다. | 빈공간2022년 문을 연 이곳은 제주시 무근성의 낡은 집을 개조한 곳이다. 젊은 작가들부터 CI Kim 같이 인지도 높은 작가까지 전시하고 싶어하는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그 비결은 허름한 집과 마당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에서 나온다. 새로운 체험을 중시하는 시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
양림쌀롱근대 광주의 흔적이 많은 양림동에 한옥을 개조하여 양림쌀롱이 만들어졌다. 일종의 여행자를 위한 라운지이자 북카페로 강연 등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낡은 기와와 벽돌 위로 아크릴판에 검은색 선으로 된 모던 걸과 모던 보이의 이미지가 앙증맞다. 전염병이 없던 시절에는 방문객들이 개화기 옷을 입고 모던 걸과 모던 보이가 되어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했었다. | 호랑나무 아트폴리곤근대 광주에 온 선교사의 사택에 딸린 차고였던 이 공간은 몇 년 전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바로 옆에 먼저 들어선 호랑가시나무 창작소와 더불어 양림동의 전설을 쓰고 있다. 벽돌로 된 낡은 건물을 살리면서 현대적 감성을 더해 전시, 공연 등 현대예술을 선보이는 곳으로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사례로 꼽힌다. |
초여름 정원꽃이 피고 아름드리 나무가 우거진 정원에서 깊은 호흡을 하게 된다. 공기 오염으로 폐부까지 깊이 숨 쉴 기회가 많지 않아서일까. 그 정원에 놓인 벤치는 현대인의 숨 쉬고 싶은 욕구를 위해 있다. 이중섭미술관 정원답게 벤치 장식은 화가의 그림에서 따왔다. | 게의 추억서귀포 바닷가의 게는 작고 앙증맞다. 돌 틈에서 쉬다가 종종 사람의 눈에 띄기도 한다. 오래전 이중섭 화가의 가족이 서귀포 해안에서 게를 잡으며 놀던 시절이 있었다. 그들은 떠났지만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머물렀던 그들을 기리는 조각이 이중섭미술관과 동네를 밝힌다. |
서울대공원 호수서울의 창경원이 이전하며 과천에 생긴 곳이 서울대공원이다. 1979년부터 공사에 들어간 이곳에는 큰 공원답게 창경원에 있던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고 서울랜드,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다. 가운데 있는 호수는 사실 과천 저수지로 대공원의 백미이다. 과천8경으로 ‘막계청담’이라고 하는데 호수 인근에서 사진을 찍은 각도에 따라 마치 외국에 와있는 착각을 느끼게 한다. | 해방촌남산을 끼고 있는 해방촌은 해방 이후 귀국한 사람들, 6.25때는 실향민이 모여들며 복작거리는 마을을 형성했다. 인근에 미군기지가 있어서 그와 관련된 직종의 사람들도 모여들었다. 서울 한복판이라 늘 사람이 붐비곤 했으나 1990년대 이후 쇠퇴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인근의 경리단길의 상업화에 힘입어 외국인들과 MZ세대가 많이 사는 동네가 되었다. |
신흥시장서울시 도시재생활성화 사업으로 시작되어 MZ세대의 관심을 산 곳이다. 해방촌의 신흥시장은 마을시장으로 핫했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쇠퇴하며 을씨년스러운 곳으로 변하자 2015년부터 6년여에 이른 재생과정을 거쳤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힙한 카페와 공방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 퐁투아즈 시장파리에서 북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도시 퐁투아즈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형성된 곳으로 오래된 유산이 많은 곳이다. 19세기 인상주의 작가들이 모여 살던 곳이기도 한데 특히 카미유 피사로는 17년간 살면서 시장풍경을 다수 그렸다. 1893년경 퐁투아즈 시장풍경을 담은 그림 속에서 당시 사람들의 애환이 느껴지는 듯하다. |
북페어문자로 소통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출판물의 인기도 높아갔다. 오래전 물자 부족으로 책이 귀했던 시절 북페어는 새로운 정보도 얻고 책도 구경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었다. 전자책이 발달하고 책보다 영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시대가 되자 북페어도 변화하고 있다. 수공예 작업부터 독립출판, 아트 매거진 등 다양한 취향을 잡기위한 축제가 되고 있다. | 선의 미학예술가가 왜 그렇게 표현하는 지 물어보면 저마다 그 이유가 다양하다. 최근 미술계에서 유명한 하태임 작가도 화려한 색띠가 겹쳐진 회화에 도달하기 까지 오랜 탐구가 있었다. 이미지에서 글자로, 다음에는 글자를 덮는 행위로, 그러다가 글자 없이 색띠만으로 그림을 완성하게 된다. 채우고 지우는 행위와 시간 속에서 완만한 곡선의 색띠에 도달한 것이다. |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서울 사당역 인근의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은 서울시 전역에 ‘예술의 향기’를 퍼지게 하겠다는 서울시의 문화정책을 보여준다. 미술관 건물은 1905년 준공되어 벨기에 영사관으로 쓰이다가 일제 강점기에 일본 보험회사 사옥, 일본 해군성 무관부 관저 등으로 이용되다가 이후 상업은행이 보유하게 된다. 2004년 상업은행 측이 무상으로 서울시에 임대하면서 미술관으로 개관되었다. | 도자기 해석도자기의 매력을 알아 본 사람들은 오랫동안 더 빼어난 도자를 구하기 위해 도공을 수소문하기도 하고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것을 찾기도 했다. 흙을 빚은 것을 불에 구워 만든 도자기를 넘어 도자의 새로운 시각적 매력을 보여주는 작가가 있다. 비누로 해석한 도자기는 물과 만나는 순간 녹아내리겠지만 다행히도 예술작품이라 눈으로만 감상하면 된다. |
박수근의 그림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박수근이라는 이름은 한번 들어봤을 것이다. 대표적인 한국의 작가인 그는 작품성도 뛰어나지만 가난을 극복하고 독학으로 미술을 배워 성공한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사망한 지 오래지만 그의 전설은 작품의 상품 가치를 더 높이고 급기야는 위작, 모작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그림감상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한 갤러리에 모인 박수근의 작품들. | 박진아의 술마시는 사람들현대인의 일상을 포착하는 작가 박진아는 늘 주변의 사람들에게 시선을 둔다. 전시장 오프닝부터 오프닝 파티의 장면까지 사소한 일이 연이어 일어나는 시간의 흐름과 그 흐름을 타는 사람들의 자세와 표정에 주의를 기울인다. 와인과 양식을 즐기는 자리에서 앞에 앉은 두 사람을 관찰하며 그린 그림에 작가의 시선이 느껴진다. |
우덕하의 현대인한국화 기법을 사용하는 작가는 재료와 기법은 전통을 따르지만 묘사하는 내용은 현대 한국 사회이다. 그중에서도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청년부터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까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시민의 모습을 즐겨 포착한다. 따뜻한 색으로 그려진 너무나 현대적인 인물의 모습에 눈이 간다. | 서울책보고 실내서울책보고는 제목 그대로 책의 보물섬과 같은 곳이다. 12만권이 넘는 헌책이 잘 분류되어 있으며 미리 찾는 책을 검색해서 살 수도 있고 근사한 서가를 누비며 책을 고르는 재미도 있다. 기대치 않게 오래된 책을 발견할 수도 있어서 책 매니아들이라면 한번씩 들리는 곳이다. |
서울책보고2019년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으로 책을 테마로 한 장소이다. 헌책방 33곳이 모인 전국책방협동조합이 들어서 있으며 각각의 헌책방은 서가에 책을 진열하여 판매한다. 판매가 이루어지면 서울시가 수수료를 받고 나머지는 각 업체에 돌아간다. 책을 주제로 하여 사람들이 오가는 플랫폼 역할을 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 제주 목장의 아침고려시대 몽골의 지배를 받으며 제주 산간에 목장이 들어섰다. 근대에 들어 마을 공동목장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고 새로이 개발한 곳에 민간이 운영하는 목장도 생겨났다. 대부분 소, 말을 키우는데 오름과 평화로운 목장의 풍경 사이로 창고 건물이 붉게 빛난다. |
천일여인숙제주시 동문로터리는 1200석 규모의 동양극장, 오래된 재래시장인 동문시장, 부두가 가까워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었다. 1970년대 동양극장에 공연을 온 이미자, 현미 등 유명가수들은 행사가 끝나면 인근의 천일여인숙에서 묵기도 했다. 세련된 이방인과 여행자들이 쉬던 작은 여인숙은 이제 호텔에 밀려 저렴한 숙박을 찾는 이들이나 세상에 외칠 것이 많은 사연많은 이들의 숙소가 되었다. | 1949 서울 유기 상점, 사진 Norb Faye Lang유기는 순동, 주석 등을 합하여 만든 음식용 그릇으로 신라시대에 일본에 수출한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귀한 재료 때문에 제기 등 한정된 용도로 사용되다가 보통 사람도 유기를 갖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이후이다. 방짜유기, 안성유기 등 유기 관련 용어가 나오며 수요를 부채질하는데 해방 후 한 가게에서 ‘조선명산 안성유기’를 판매하고 있다. |
1949 서울 상가, 아이스크림 가게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처음 나왔다고 알려진 아이스크림은 일제 강점기에 국내에 들어왔다고 알려져 있다. 해방 후에도 아이스크림 문화는 살아남았다. 설렁탕을 파는 식당 저 멀리 아이스크림 가게 간판에 담긴 ‘氷’이라는 한자가 선명하다. | 1948 선거홍보물 Carl Mydans해방 후 들어선 새로운 국가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가 1948년 5월 10일 열리게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적 선거답게 198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의 투표율이 95.5%에 달했다고 한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선거답게 길거리 선거 홍보가 돋보인다. 대동청년단 소속의 김윤근이 입후보를 알리고 있다. |
1948 서울 용산 성남극장해방 후 서울의 풍경은 일제 강점기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인이 1920년 세운 경룡관은 용산 지역의 일본인을 상대로 한 공연장이자 무성영화 극장으로 시작해서 1941년 성남극장으로 정비한 곳이다. 해방 후에도 성남극장으로 명맥을 이었으나 2000년대 폐관하게 된다. | 1930년대 부산 남포동 전경일제 강점기 자갈치 해안을 매립하여 만든 지역을 북빈과 남빈으로 나누어 불렀는데 해방 이후 남빈은 남포, 즉 남포동으로 개칭된다. 해안을 매축한 후 일본인 거주지가 형성되었고 근대식 건물이 들어서며 부산의 대표적인 도심이 되었으나 해방 후 도시가 확장하며 상대적으로 쇠퇴하기도 했다. 사진은 일제 강점기 전성기의 모습이다. |
1934 부산 영도다리 개통식일본이 만든 신도시 부산에 일본인 인구가 증가하자 영도와 대청동, 그리고 남포동을 오가는 인파가 늘기 시작했고 배로 선객을 나르기가 힘들게 된다. 결국 영도다리가 1934년 들어섰는데 큰 배가 지나갈 것을 대비해 상판을 올릴 수 있는 도개장치를 갖춘 다리였다. 개통식 날 7만명이 넘는 관중이 모여 구경했다고 한다. | 1930년대 전주 대정정통, 현재 웨딩의 거리조선시대부터 도시를 형성한 전주도 일제강점기의 변화를 피하지 못했다. 중앙동 1, 2가 일대는 일제 강점기 대정정 1,2목으로 불리며 일본인 거주지역과 상권이 형성되었고 해방 후에도 전주 최고의 상권이었다. 1970년대에는 웨딩거리라 불리며 금은방, 다방 등이 들어선 인기지역이 된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도시가 확장되며 인구가 분산되자 상권의 면모를 잃게 된다. |
1930년대 서울 전경일본은 1910년대부터 경복궁 일부를 헐어내고 조선총독부 청사를 계획했으나 1926년에야 완공할 수 있었다. 그 사이에 조선시대의 육조대로는 태평로로 바뀌어 더 넓은 길이 되었고 전철이 다니게 된다. 멀리 조선총독부 건물이 보이고 그 앞에 가로수와 화단을 갖춘 태평로가 뻗어있다. 근대식 건물이 확산되던 가운데 남아있는 조선의 한옥이 인상적이다. | 1930년대 목포 시내목포는 1897년 개항된 후 일제 강점기에 성장한 근대도시이다. 호남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항구역할을 맡곤 했다. 그에 걸맞게 근대식 시가지가 형성되는데 사진에는 이미 그 시가지에 좌우로 일본간판을 단 가게가 즐비할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담고 있다. |
1930 서울 종로의 한성전기회사와 황성 YMCA대한제국이 추진한 산업진흥정책은 1898년 한성전기회사 설립으로 이어졌다. 황실이 미국의 기술을 도입하여 추진한 회사로 종로에 건물을 두었다. 일본이 한성전기회사를 매입한 후 용도가 다하자 한때 종로경찰서가 들어서기도 했다. 바로 옆 건물은 황성 YMCA로 1903년 설립되었으며 황실과 미국의 협조로 근대식 건물을 지어 종로의 변화를 이끌었다. | 1920년대 자갈해변, 현재 부산항오래전 부산의 자갈치는 소담스런 자갈이 널리 펼쳐진 해변지역이었다. 일본인들이 해수욕장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으나 1930년대 해안을 매축한 후 항구로 만들었다. 사진은 매축하기 전 모습으로 배들이 생선과 해조류를 싣고 와서 내리던 풍경이 보인다. |
1920년대 경성우편국, 현재 신세계백화점 앞제국주의가 확산되며 우체국도 성장했다. 구한말 조계사 옆에 최초의 우체국인 우정총국이 설립되었으나 규모는 크지 않았다. 일본은 1915년 서울에 경성우편국을 설립하고 인근의 조선은행, 미쓰코시 백화점 등과 함께 근대 도시 풍경을 만들었다. 그러나 우편국 건물은 6.25를 거치며 파괴되었고 지금은 서울중앙우체국이 들어서있다. | 한옥의 밤빌딩과 현대식 건물에 사는 사람들에게 한옥은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이다. 지붕의 곡선과 공간의 여유는 먼 과거의 세계로 이끈다. 한옥에 밤이 내리면 명암이 분명해지면서 고즈넉함은 배가 된다. 멀리 한옥의 불빛이 보이면 왠지 다가가 외치고 싶어진다. ‘주인장 계시오~’ |
1930년대 경성, 현재의 명동오늘날 명동의 상권은 일제 강점기 형성된 상권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종로에 한국인 상권이 형성되었던 것과 달리 일본인은 명동과 남산 언저리에 모여서 살았는데 그래서 명동은 도쿄에서 공수한 신상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자 서양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었다. 당시 찍은 사진에서 즐비한 일본어 간판과 복잡한 길거리에서 시대의 변화를 볼 수 있다. | 1920년대 남대문로, 오른쪽 광고탑에 크림 드 레, 히라오 산페이 쇼텐이 1909년부터 판매한 스킨크림일제 강점기 서울은 빠르게 근대도시로 변모했다. 남대문로에 서양식 건물이 늘어났고 심지어 길거리에 일본어 광고판이 크게 등장하며 자본주의 경제의 도래를 알리곤 했다. 이런 도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일본의 투자자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엽서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다. 엽서 사진 우측 상단에 일본이 서울을 부르던 명칭, 경성(게이조)가 선명하게 보인다. |
1896년경, 인천 제물포 조계지 청일경계 계단1883년경 일본과 청나라 등 외국인의 거주지인 조계지가 제물포에 들어선다. 개항을 할 수 밖에 없던 시대를 거치며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는 외국인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해준 것이다. 근대식 주택과 창고, 사무실, 호텔 등이 들어섰으나 1910년 일본이 한국을 병합한 이후 조계지의 필요성이 사라지게 되었으나 당시 인프라는 그대로 남아 근대도시의 모델을 보여주었다. | 1908 서울1908년 대한제국 하의 서울거리에 우마를 이끄는 사람들이 물건을 싣고 걸어간다. 길에 즐비한 한옥 위로 높이 솟은 전봇대가 전기 시대를 알리고 있다. 이 해에 일본은 한반도를 수탈하기 위해 동양척식주식회사를 만들었고 미국에서는 포드사가 T형을 만들어 자동차의 대중화를 시도하던 때이다. 기술을 가진 나라들의 변화와 달리 평온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
베니스 모방라스베이거스의 매력은 원본을 모방한 문화를 집결한 테마파크 같은 점이다. 19세기 파리의 길을 모방한 쇼핑몰이 있는가하면, 중국풍의 쇼핑몰도 있다. 그중에서도 베니스 호텔의 그랜드 카날 몰은 곤돌라가 수로를 타고 이동하며 베니스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우연한 색의 조화땅의 주인이 다르고 건물 주인이 다르니 건물의 색도 다를 수밖에 없다. 어쩌다 한 동네 건물을 보니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원색에 다채로운 색을 갖추었다. 우연의 힘일까? 아니면 이웃을 의식하다보니 나온 결과일까? 어쨌거나 동네는 환해졌다. |
도시의 까치도시의 주인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간 이외의 거주자도 많다. 왕까치는 비둘기와 더불어 점점 사람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거주자중 하나이다. 잠시 오토바이 주인이 없는 틈을 타서 자리에 올라탄 까치가 주인이 오자 소리를 내며 기싸움을 벌인다. | 제주간제주의 명물 흑돼지 구이를 파는 프랜차이즈 식당이다. 외부부터 내부까지 제주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만들어 제주에 가지 않고도 제주를 느끼고 먹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최근 생긴 홍대 인근 제주간은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곳답게 재기발랄한 외관을 내세우고 동네를 밝히고 있다. |
인간의 공간암벽이 많은 해안가에 집을 짓고 싶었지만 암반을 깰 비용과 기술이 없던 1960년대 그 암반을 벽 삼아 건물을 지었다. 그 건물은 한동안 제주의 유명 호텔로 주요 인사들이 찾던 공간이었으나 1990년대 이후 폐공간으로 남았다가 지금은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되어 새로운 사람을 맞고 있다. | 현대적 풍경전통적 동양화에는 첩첩산중에 고즈넉한 산사나 암자에서 노인이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이상향으로 그려진다. 현대 동양화에는 현대의 이상향이 담긴다. 한 작가의 그림에 자연을 찾아온 방문객과 자연 속에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모습이 이상향으로 묘사되었다. |
교차로소와 말 그리고 인간이 다니던 길이 문명의 발달로 인간을 위한 길과 횡단보도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들어서이다. 영미권에서 1930년대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하니 이제 1백년이 채 되지 않았다. 현재처럼 흰줄을 반복해서 표시하는 것도 1951년에야 시작되었다고 한다. | 폐허의 미학태어나는 것이 있다면 사라지는 것도 있다. 한때 꿈과 희망을 품고 나온 것들이 물질의 수명을 다하고 쇠퇴해 간다. 그러나 인류 문명이 오랫동안 이어가면서 쇠퇴한 것, 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수성도 높아졌다. 19세기 낭만주의 이후 이러한 ‘폐허의 미학’은 예술의 주제가 되곤 한다. |
중종대왕 기신제조선시대 왕 중에서 중종은 연산군 이후 왕권을 잡은 터라 연산군과 다른 정치를 펼치고자 애쓴 왕이다. 그러나 39년의 재위기간동안 당파싸움 속에서 기묘사화를 겪는 등 혼란스러운 정치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그의 기일을 기리는 제사를 기신제라고 하는데 종친들이 모여 강남의 선정릉에 위치한 정릉에서 제를 올리고 있다. | 광고 경쟁좁은 성수동 골목길에 가정집을 개조한 가게들이 많아지자 저마다 존재를 알리려고 길 입구에 광고판을 세웠다. 저마다 개성도 강해서 작고 낮은 광고판부터 높고 큰 글씨의 광고판까지 있고 내용도 카페부터 레스토랑, 워크샵까지 다양하다. |
광야 샵한류 전파에 공이 많은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에서 만든 ‘광야’는 한류 스타를 컨텐츠로 미래 세대를 위한 마케팅을 하는 플랙쉽 스토어이다. 메타버스를 만들고 감각적인 상품을 소개하는데 서울, 자카르타 등 여러 곳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숲 인근의 광야 스토어. | 비둘기 엄마길고양이에게 식량을 주는 캣맘이 있는가하면 비둘기에게 먹거리를 주는 비둘기 맘도 있다. 생명의 소중함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그렇게 개체가 늘어나고 도시 여러 곳에 사료와 밥이 뿌려지고 비둘기 변이 늘어나면 그것을 치우는 것은 공무원들의 몫이다. |
쉼지친 현대인에게 휴식과 치유가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유기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단계가 되었다. 자연히 예술로 휴식과 치유를 제공하는 작업들이 인기이다. 예술에서라도 고민할 수고를 덜고 싶어서이리라. 상상 속 쉼터를 제공한 한 작가의 그림. | 지금 여기‘지금 여기’는 철학에서 인간의 실존을 말할 때 종종 쓰는 표현이다. 지금 현재 여기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나를 위한 중요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에 있다는 말이다. 한 예술가가 그 표현을 크게 만들어 마치 연필로 쓰듯 표현했다. 이 순간 여기에서 당신은 진정한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듯이. |
코스모스 꽃밭빈 공터에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기후가 변하면서 꽃도 나무도 예전과 같은 제 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원래 6-10월에 피던 코스모스가 11월에 한창이다. 11월에 피어난 코스모스 속으로 사람들이 들어가 만끽한다. 이런 변화는 이상하기보다 즐길만하기 때문이다. | 공간의 재맥락화한 예술가가 빈집 내의 방을 잇는 다리를 만들어 그 위를 걸어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 사람이 잠자고 먹고 살던 공간이 미적 체험을 위한 임시 공간이 된 것이다. 이렇게 기존의 공간을 재맥락화해서 예술가의 상상력을 뽐내는 작업이 종종 나온다.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이다. |
재생플라스틱 예술쓰레기로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환경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보통 플라스틱은 생산된 지 4년안에 폐기물로 버려지는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배달음식 때문에 폐기량은 더 늘어나고 있다. 두 명의 작가가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폐플라스틱을 모아서 제작한 모듈러를 가지고 오리 모양의 공공미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프로젝션 매핑미디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품홍보나 판매에 사용되곤 한다. 인터랙티브 프로젝션 맵핑은 그런 기술중에서도 최근에 종종 나타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아이콘이나 이미지를 터치하면 프로젝터에서 맵핑과 사운드가 나와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사진은 식탁 위 음식을 재현해주는 작업. |
테라로사, 포스코강릉에서 시작한 커피 체인점 테라로사가 강남 포스코 건물 1층에 분점을 낸 것은 2018년. 거대한 공간에 책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당연히 인스타그램에 사진이 올라가며 인기 매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철강을 만드는 기업 이미지도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있다. | 문한 서각가가 오래된 집에서 나온 고재에다 글을 새겼다. ‘내 마음에 창문을 냈습니다. 그대오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어서.’ 그리고 그 문을 크게 묘사했는데 한쪽은 크고 또 한쪽은 작아서 그 사이로 그리운 이가 올 것만 같다. |
취다선‘차와 명상에 취하다’는 뜻이다. 차를 마시는 이들에게 인기있는 문구이다. 어감과 뜻이 좋다보니 리조트나 카페 이름에 쓰이기도 한다. 그런 세류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공간을 밝혀 줄 서예 작품을 만들었다. 문자마다 상형문자의 묘미를 살려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 희망가‘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자연의 고난에 빗대어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는 시. 그 시를 한자 한자 적으며 희망을 다지는 서예가가 눈에 선하다. |
연가‘바다를 아는 이에게 바다를 주고 산을 아는 이에게 산을 모두 주는 사랑의 끝. 끝에 서서 나를 마저주고 싶다. 나무면 나무 돌이면 돌 풀이면 풀 내 마음 다닿으면 괜한 슬픔을 얻어 어느새 나를 비우고....’ 사랑의 시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어 바다같은 넉넉함을 표현했다. | 산다화작가 홍선웅은 민중미술을 하다 판화 작업으로 돌아선 작가이다. 판화연구와 함께 <한국근대판화사>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는 젊은 날 치열한 민주화 항쟁의 시대를 지나서 지금은 소소한 일상에 주목한다. 남도의 고찰에서 스님들과 차를 마시며 동백꽃을 즐기는 기쁨을 담은 <산다화>시리즈로 자신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판화 속에는 ‘시 한수 지으려고 여기저기 살폈더니 눈 속에 산다화가 붉게 피어있었네’라고 적혀있다. |
묵묵히한 서예가가 글을 썼다. 폭포처럼 말없이, 그리고 나는 새처럼 말없이, 그저 묵묵히 자기 갈길을 가라는 메시지와 함께 글과 그림을 담았다. 남의 시선이나 비판에 아랑곳없이 갈 길을 가라는 말인 듯하다. 아마도 그가 살아온 연륜과 지혜를 담은 글이자 자신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남은 생애도 묵묵히 살자는 말. | 세한도의 인기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는 그의 선비 정신을 담은 명작으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복제품도 많고 재해석한 그림도 많다. 재해석한 것이 원작의 아우라를 따라갈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한 서각가가 세한도를 나무에 새겼더. 글과 그림을 따라하며 많은 부분을 누락했다. 그래도 그 끌리는 마음은 애틋해 보인다. |
해질녁밤이 오기 전 해질녁은 미묘한 시간이다. 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은 시간이어서인지 문학에 종종 등장하는 시간대이다. 어떤 문인은 ‘해질녁은 태양이 밤에 뜨거운 키스를 하는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문인은 ‘밤보다 해질녁이 더 멜랑콜리하고 고독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 문인을 이때가 ‘태양이 밝을 때 침묵하던 것을 드디어 속삭이며 말하는 시간’이라고도 했다. | 물방울 하나작고한 김창열 작가는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했다. 장안의 세도가 집이나 유명 호텔에 그의 물방울 그림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그런 인기의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고 작은 물방울에 영롱함을 담아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 그림도 정교하게 그린 한자를 배경으로 커다란 물방울이 자리잡고 중력을 이기고 자태를 뽐낸다. |
존재의 추상미술1950년대 전쟁과 냉전의 갈등이 팽배했던 시절, 예술가들은 자신의 존재를 뜨겁게 표현했다. 붓을 거칠게 움직였고 그에 따라 색은 열정적으로 변했다. 추상미술의 바람이 한국에 들어오자 청년작가들은 너도나도 달려든다. 바로 ‘한국 앵포르멜’의 시작이다. 당시 한 작가의 추상작업. | 신령한 나무와 당신령한 기운이 깃든 나무를 신목이라고 한다. 신목은 절이나 당 옆에 위치한 경우도 있고 마을 외곽이나 산 속에 위치하기도 한다. 마을 외곽이나 산에 있는 신목 주위에는 마을 사람들이 기원을 드릴 수 있는 돌 제단이 놓여지고 영험한 힘을 바라는 이들은 그 주위에 천이나 종이로 장식하고 제를 올린다. |
늙은 호박가을에 수확하고 겨울 내내 집안에 두어도 썩지 않는 호박은 보관하기도 편하지만 건강에도 일품이다. 베타카로틴부터 항산화 물질 카로티노이드까지 여러 물질이 들어있어서 이처럼 사람에게 이로운 열매가 있을까할 정도이다. 수확한 호박 옆에 고양이가 졸면서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 칡꽃우리나라 산야에 퍼져있는 칡은 물이 없는 곳에서도 잘 버티는 식물이다. 다른 나무를 타고 자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이 없는 곳이면 지천에 널려있다. 여름이면 보라색이 감도는 칡꽃이 피는데 향기가 좋아서 나그네의 코끝을 자극한다. 초록색 넓은 잎에 비해 꽃이 작아서인지 꽃말이 ‘사랑의 한숨’이다. |
무심괘애무심괘애는 반야심경에 나오는 말로 마음에 집착하는 바가 없다는 뜻이다. 불교에서 강조하는 ‘무아’는 고정된 실체인 나가 없다는 말로 세상의 모든 것이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수행을 통해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말한다. 이때 집착하지 않는 마음과 소유하지 않는 마음은 ‘무아’의 경지를 말해준다. | 명심견성명심견성은 선불교에서 사용하는 표현으로 자신의 본심을 밝혀 자신의 본성을 깨우치는 것을 의미한다. 번뇌와 고민을 걷어내서 마음을 밝게 하고 자신이 누구인가를 깨닫는 수행을 통해 불성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문구이다. |
사려니숲길 여름제주에서도 걷기 좋기로 유명한 사려니숲은 계절마다 그 매력이 달라진다. 여름이 되면 높이 솟은 삼나무 숲에서 퍼지는 피톤치드 향이 시원하게 다가온다. 원래 아는 사람만 가던 곳이었으나 2009년 이후 탐방로를 만들어 지금은 잘 관리된 길을 따라 걷기 편하다. 천천히 걷다보면 점차 시간이 느려지고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 | 아트페어 인기2021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9천2백억 정도이다. 덩달아 아트페어의 판매액도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서울이 중심이었으나 부산 등 지방에서도 판매액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도 투자용과 취미용으로 나뉜다. 판매된 작품 중에 어떤 것이 얼마나 오래 판매 가치를 유지할지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
우고 론디노네2016년 유럽의 한 미술관에서 처음 전시되었던 이 작업은 지금 제주의 포도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전시장에는 실제 사람 크기의 광대들이 화려한 복장에 고독한 모습으로 앉아있고 관객은 그 사이를 거닐며 적막한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마치 가까워 보이지만 사실 먼 관계를 반복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비슷하게 다가온다. | 오노 요코, 색칠하세요오노 요코는 단순한 행위 속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지는 작가이다. <색칠하세요>는 ‘난민 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배 한 척이 있는 넓은 공간에 관객들이 들어가 푸른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쓸 수 있는 작업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글 위에 또 다른 글이 더해지며 마치 바다 속에 기억이 잠긴 듯한 푸른색의 공간으로 변한다. |
제주의 중산간 풍경한라산 중턱에 난 길로 차를 몰다보면 좌우로 인사하는 나무들과 호젓한 길이 인상적이다. 종종 맑은 날에는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마치 느리게 시간이 흐르는 듯하다. 거기에다 한라산 인근에서 만들어진 구름의 흐르는 속도까지 느려지면서 제주 중산간의 풍경이 완성된다. | 다니엘 뷔렌프랑스의 당대 최고의 작가로 꼽히는 뷔렌은 공간과 장소와 씨름해 왔다. 1960년대 단순한 줄무늬 패턴을 길거리 포스터 광고판에 붙이기 시작한 후 갤러리, 미술관까지 일상과 미술의 공간에 대해 고민한 작업을 해왔다. 최근 대구미술관에서는 기하학적 구조물로 어린이 놀이터 같은 성인의 공간을 만들어 시선을 모은다. |
푸빌라와 친구들의 여름여행푸빌라는 한 백화점이 2017년 네델란드의 일러스트 작가와 함께 개발한 캐릭터이다. 이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백화점 장식에 등장하는 단골이 되었고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2022년 푸빌라의 여름이 다시 돌아와 차를 타고 해변으로 떠나는 모습이 귀엽게 만들어졌다. 물론 백화점 공간 한 가운데서 고객들을 위해 여름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 이중섭의 제주도 풍경최근 한 대기업 회장이 사망하면서 그가 모은 컬렉션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중섭의 작업들을 다수 가지고 있어서 주요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그 컬렉션에서 뽑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중섭은 6.25 동안 1년여 서귀포에서 머물며 가족과 살았고 가난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사는 평화로운 삶을 그림으로 그리곤 했다. 사진은 이중섭이 펜으로 그린 서귀포의 풍경. |
사라낙조, 제주제주시에 위치한 사라봉은 높이 148미터의 높지 않은 오름이다. 길이 아담하고 나무가 우거져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꼭대기에 오르면 제주항을 오고가는 배부터 제주공항에 오가는 비행기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이런 문명의 이기가 오기 전부터 유명한 것은 바로 석양의 풍경이었다. 오래전 선비들은 이곳에서 본 석양을 ‘사라낙조’ 또는 ‘사봉낙조’라고 부르며 제주의 12가지 풍광중 하나로 꼽곤 했다. | 루프탑 바전망 좋은 건물 옥상에 카페나 바를 차리면 낮이나 밤이나 손님이 몰려든다. ‘rooftop’은 말 그대로 지붕꼭대기라는 뜻인데 옥상에 식음시설을 두기 시작한 것은 1880년대 뉴욕이다. 유럽에서는 야외 카페가 흔한데 이를 본 뉴욕 사업가가 고층 건물이 많은 뉴욕의 옥상에 접목해서 음악과 뮤지컬을 보여주는 바로 만들었고 이후 고급 호텔에서도 벤치마킹하면서 확산되었다고 한다. 사진은 뉴욕의 한 루프탑 바. |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신용산역과 이어진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백자 항아리에서 외국의 건축가가 영감을 받고 설계했으며 2018년 미술관이 있는 핫한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이 미술관은 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두루 선보이며 화장품 회사를 넘어 고급스러운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 덕수긍의 연못고종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덕수궁이라 명명하기는 했으나 해방이후 덕수궁은 왕궁보다는 시민의 공원으로 많이 활용되곤 했다. 한때 아이스 스케이트장을 만들 정도로 큰 연못이 있었으나 1970년대 돌담이 들어서면서 없어지고 궁내에 작은 연못만 남아있다. 그 연못에 한 예술가가 황금 연꽃같은 작품을 세우고 시공간을 넘나든다. |
여름날의 꿈수양버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날 나무 아래서 한 소녀가 책을 읽고 있다. 바로 옆에서 소년은 하모니카를 부르며 바람의 소리에 화음을 얹는다. 고무신에 저고리 치마를 입던 오래전 모습이나 그 서정적인 풍경이 벽화로 그려져 지금도 아련한 여름날의 꿈처럼 다가온다. | 이이남 스튜디오, 광주이이남 작가는 미디어 아트로 유명하다. 특히 고전 회화 속 인물과 사물이 움직이는 디지털 영상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했다. 2021년 광주광역시 양림동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한 전시장과 카페, 도서관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을 만들어 이이남 스튜디오라고 부르고 있다. |
부처의 두상언제부터인가 부처의 두상은 숭배해야 하는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인터넷 쇼핑몰에 장식용품으로 나올 정도로 보편적인 이미지가 되었다. 그러다가 한 백화점이 부처 두상을 의자로 만들어 판매하다가 불교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어떤 작가는 매미가 벗은 허물을 모아 부처의 두상을 만들어 부처의 가르침을 알리기도 한다. | 서귀포 바다아열대가 된 서귀포는 여름에 습도가 높지만 그 습기 속에 온갖 꽃과 나무, 흙의 향기가 배어있다. 거기다 바다의 향기도 살짝 얹어있다. 습도로 수평선은 흐릿하지만 하늘의 구름과 바다, 그리고 도시와 숲, 모든 것들이 여름의 향연을 이룬다. |
디자인의 세계디자인을 배우는 학생들은 한 주제를 가지고 여러 가지 상품을 구상하며 재능을 확인한다. 상품 포장지부터 브로슈어, 작은 스티커까지 여러 각도에서 사람의 마음을 끄는 방식을 찾는다. 사진은 한 한생이 제주의 오름에 영감을 받고 만든 작업들. | 나무의 양식그림에서는 작가의 시선과 안목이 중요하다. 나무 하나를 그리더라도 굵기, 형태, 색깔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며 자신만의 나무를 만드는 것이다. 예술적인 능력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한 작가가 곡선을 강조한 나무를 만들고 밑에 있는 작은 집과 대조를 이루어 자신만의 양식으로 만들었다. |
붉은 수국여름이면 초록색으로 시작해서 서서히 푸른색이나 붉은 색, 분홍색으로 변하는 수국은 군락을 이루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수국이 색을 달리하는 것은 토양에 들어있는 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국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산성 흙을 만나면 푸른 색이 되고 알칼리성 흙을 만나면 붉은 색을 띈다. | 불성무물‘불성무물’은 <중용>에 나오는 구절로 정성이 없는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라는 뜻이다. 성심을 다하는 것은 도(道)로 향하는 길이며 모든 일의 시작이자 끝이다. 정성과 성심을 다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지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기위한 것이 아니며 꾸준히 정성을 다하다보면 스스로의 삶에 성실한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
나리 꽃백합이라고도 불리는 나리꽃은 여름에 화려한 꽃을 피우는 데 흰색부터 주황색까지 다양한 색을 뽐낸다. 그중에서 종종 야생에 보이는 참나리는 동아시아에 오래전부터 뿌리를 내린 다년생 식물로 붉은 색 바탕에 검은 점이 들어있다. 일찍이 한방에서 약재로 쓰기 시작했는데 줄기를 말려 강장, 진정 등에 사용한다. | 선인장 꽃우리나라에서 벽탑이라 불리는 이 선인장의 원명은 Echinopsis이다. 볼리비아에서 유래했고 단단한 둥근 형태에 강인한 가시들이 박혀있는 품종이다. 주황색부터 흰색까지 품종에 따라 꽃이 달라지는데, 그중에서 하얀 꽃을 피우는 품종은 ‘Easter Lily Cactus’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몸체와 달리 고귀한 자태의 꽃이 긴 대에 피어나 36시간 정도 있다가 사라진다. |
와인 코르크 마개의 변신병에 든 액체가 쏟아지지 않게 막는 코르크는 전체 생산량의 68퍼센트가 와인에 활용될 정도로 와인과 뗄 수 없는 물건이다. 요즘은 코르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체물이 나오기도 하고 돌려서 여는 방식으로 와인 병이 새로 디자인되기도 한다. 와인을 마신 후 버려지는 코르크는 골칫거리다. 누군가 창의적으로 자르고 이어서 루돌프 사슴 인형을 만들었다. | 다트머스 대학 도서관1769년 설립된 다트머스 대학은 원주민에게 기독교를 알리기 위한 교육기관이었다. 미국혁명 이전에 등장했고 오랜 전통에 걸맞게 유명 인사들을 많이 배출했다. 유서 깊은 대학에 걸맞게 도서관 역시 예술, 공학, 의학 등 분야별로 운영되며 시골에 위치한 대학의 한계를 넘어 연구의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베이커-베리 도서관 건물 전경 |
조용히 말합시다조선 시대 제주도민들은 종종 섬을 떠나 남해안이나 중국으로 가곤 했는데 지나친 세수, 부역, 수탈 때문이었다. 그러자 인조 때부터 200년간 제주도민 출륙금지령이 내려졌고 그 때문에 언어의 갈라파고스화되기 시작된다. 오늘날 제주어가 외국어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그런 제주어를 보존하려고 버스정류장마다 크게 디자인해놓았다. 사진 속 표현은 ‘전화를 꼭 해야 한다면 작은 소리로 조용히 말하세요’이다. | 감꽃나무가 꽃은 피우는 것은 번식하기 위해서이다. 나무로서는 더 많이 개체수를 늘리는 것이 자연의 명령을 따른 것이다. 그 나무에서 열매를 따서 먹는 인간에게는 튼실한 열매가 최고이다. 감나무에 꽃이 많이 피면 인간은 꽃봉오리를 솎아낸다. 꽃이 적어야 나무의 양분을 많이 줄수 있고 크고 좋은 감이 나오기 때문이다. |
글과 그림 사이서예는 문인의 필수적 재능이었다. 특히 ‘문자향 서권기’는 추사 김정희가 강조한 말로 좋은 책을 읽으면 기운이 솟고 그 기운으로 글씨와 그림이 나온다는 말이다. 한 작가가 그런 기운을 받아 ‘관’이라는 한자를 그림으로 만들었다. 돌하르방의 얼굴 같기도 하고 모자를 쓴 두 명의 노인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 먼나무제주도, 대만, 일본 등 남쪽에 흔한 먼나무는 가을이면 탐스러운 붉은 열매를 맺는다. 작고 앙증맞은 열매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은 이국적이다. 추위에 약하지만 적절한 환경에서는 상록 활엽수로 자라고 가을에 맺은 열매는 이듬해까지 자태를 뽐낸다. |
농사짓는 예술가제주에 사는 강술생 작가는 500평 밭에 호박과 수수 등 토종식물을 심고 기른다. 이 정도 크기의 밭을 가꾸면 나라에서도 농부로 인정해준다. 그러나 작가는 이 식물을 파는 대신에 예술 작품으로 만든다. 사실은 파종부터 수확, 그리고 다음 해를 위해 씨앗을 추출하는 것까지 모두 그의 예술이다. | 서귀포의 봄휴양지로 유명한 서귀포는 한라산 남쪽에 위치한 까닭에 여름에는 습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녹음과 어울린 파란 바다를 감상하기에는 4-5월보다 좋은 시간은 없는 것 같다. 습도는 낮으면서도 날씨는 쾌적하고 바다의 섬도 살아 꿈틀거리는 것 같기 때문이다. |
부산 F1963부산의 새로운 명소 중 하나는 F1963이다. 1963년부터 와이어를 생산하던 공장이 2008년 문을 닫자 부산비엔날레가 2016년 문화공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금은 YES24 서점부터 국제갤러리 분점, 테라로사 커피점, 야외 정원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 복합문화공간이 되었다. 정원에서 본 풍경. | 권진규 자화상힘든 시절 조각가의 삶도 힘들었다. 1960년대 활동한 권진규도 일본 유학을 마친 재능있는 조각가였으나 예술혼을 불태우기에는 현실이 척박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하는 인간으로서의 성찰은 피하지 않았다. 그의 <가사를 걸친 자소상>은 스님이 아니면서도 담담하게 삶을 보는 스님처럼 자신을 묘사하고 있다. |
실시간 CCTV지금의 사회는 시간과 공간의 거리를 최대로 압축하며 물건과 정보를 주고받는다.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현황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현지의 한 유튜버가 공개된 CCTV를 통해 키이우부터 르비우까지 여러 곳을 보여준다. 그러나 폭탄이 떨어지는 곳이 아니라 간혹 비상경보나 울리는 비교적 평온한 곳만 보인다. | 모래 속 집해변가 모래 속에도 온갖 생명이 살아간다. 인간의 눈에 띄는 것도 있고 눈을 피하려는지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것도 있다. 모래 위에 난 작은 구멍들과 그 주위에 쏟아져 나온 모래와 뻘의 자국은 열심히 집을 만들어 살아남으려는 어떤 생명체의 흔적이다. 아마도 작은 게들이거나 물고기일 확률이 높다. |
부산시민공원1945년 해방과 함께 부산에 들어온 하야리아 부대. 사실 영어 명칭은 Camp Hialeah 이다. 일제 강점기 경마장이었던 곳에 미군 하야리아 부대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부대 재편성으로 용산과 대구로 이전하면서 부대 터는 2010년 부산시로 이전되었다. 지금은 부산시민공원으로 개방되고 있는데 막사가 있던 곳은 편의점, 도서관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 가짜 어묵국수일본에서 시작된 음식모형은 살아있는 메뉴판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게 입구에서 음식모형을 보다 보면 침이 고이고 곧 식당으로 들어가게 된다. 음식모형 1개당 1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 정도로 고가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다만 자외선과 먼지를 잘 관리해야 하고, 음식 유행이 바뀌면 따라서 바꿔야 하는 단점도 있다. |
공생작고 둥근 잎들이 앙증맞게 나무줄기를 타고 뻗어간다. 마치 콩을 반쪽으로 가른 모양처럼 보인다고 해서 콩짜개덩굴이라 불린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에 사는 풀로 습도를 좋아해서 숲속 큰 나무에 기대서 자란다. 우거진 숲 속 큰 나무는 조용히 버티고 콩짜개덩굴은 그늘진 나무기둥을 따라 열심히 뻗어간다. | 제주 고사리삼섬이 대륙과 다른 생태를 갖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 중 하나가 식물이다. 제주 고사리삼은 고사리삼과에 속하면서도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로 손톱정도의 작은 크기이다. 너무 작아서 아는 사람 눈에만 보인 정도로 바닥에 낮게 포진해 있다. 그나마 인간의 환경파괴와 채취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
테라로사, F1963강릉에서 시작된 테라로사는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여 커피를 파는 토종 체인점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등 예사롭지 않은 곳에 매장을 열어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부산 F1963의 매장도 그중 하나이다. 공장 건물을 거칠게 리모델링해서 한국건축가협회의 상을 받은 F1963에 입점하여 예술적인 카페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 디즈니 캐릭터의 뼈Ridicularis(2008), 만화에 나오는 구피 캐릭터의 뼈대를 만들어 라틴어 학명을 붙인다. 새로운 종을 발견한 과학자처럼 새로운 종을 만든 예술가의 포부를 담은 이름이다. 작가 이형구는 이렇게 인간대신에 허구의 캐릭터를 뼈대라는 구조로 탄생시킨다. |
권진규 작업실조각가 권지규는 일본에서 공부한 후 유현묵의 영화의 거북선 등의 미니어춰를 만드는 등 영화계와 미술계를 오가며 활동했다. 성북구에 가마와 우물이 있는 작업실을 만들고 작업하다 생활고에 바로 그 작업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지금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내셔널트러스트가 관리하고 있다. | 상춘객봄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을 상춘객이라 부른다. 서울에서 상춘객이 몰리는 곳은 석촌호수, 여의도, 한강 공원 등이다. 백년 전인 1924년 한 신문기사에는 경성(서울)에서 봄을 즐길 장소로 탑골공원의 벚꽃, 창경원의 낙화, 우이동의 벚나무들을 추천하고 있다. ‘화창한 봄바람’을 즐기는 장소도 시대 따라 변하는 것 같다. |
선흘리 동백동산제주도 동쪽 선흘리에 있는 동백동산에는 동백이 거의 없다. 오래전에는 동백이 넘쳐났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동백보다 성장이 빠른 나무들이 숲을 덮으면서 동백꽃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습지, 곶자왈 지형에 자연의 생태가 잘 보전되어 있어서 생태 트레일로 각광받고 있다. | 의로예문동양 고전을 서예로 감상하다보면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듯 하다. 한 서예가가 <맹자>에 나오는 글 ‘예문의로’를 ‘의로예문’으로 바꿔 적었다. 의의 길과 예의 문을 가라는 뜻이자 ‘정의는 길이고 예의는 문이다’라는 의미다. 성숙한 인간이 가야할 길과 방향을 의와 예에서 찾고 있다. |
봄이 오는 들판인상파의 기법은 빠르고 거친 붓질로 작가의 눈에 들어오는 풍경과 사물의 분위기를 포착하는 것이다. 1860년대 이후 파리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지금은 미술 입문자들부터 전문가까지 즐기는 기법이다. 한 작가가 봄이 오는 보리밭 풍경을 인상파 기법으로 소담스럽게 그렸다. | 박수근의 영원한 시간얼마나 인기가 있으면 국민화가라고 불릴까. 박수근의 그림은 황토색과 갈색을 주조로 해서 오래전 시골 풍경의 핵심을 박제하듯 담고 있다. <나무와 두 여인>(1962)도 나무를 가운데에 두고 아이를 업은 여인과 짐을 이고 가는 여인의 모습을 간결하고 담백하게 그리고 있는데 시간과 기억이 영구히 담긴 그림이다. |
까치의 꿈까치는 까마귀, 제비와 더불어 새 중에서도 가장 머리가 좋다. 자신을 위협하는 사람의 얼굴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시 나타나면 경계하기도 하고 거울을 보고 털에 붙은 이물질을 떼내기도 한다고 한다. 번식기인 2-5월에 접어들기 전에 부지런히 집을 짓고 암컷이 알을 품으면 수컷은 먹이를 구해온다. 때로 높은 곳에 올라 망을 보기도 한다. | 경주 양동마을양동마을은 세계문화유산이자 현재 남아있는 조선시대 반촌으로서는 최대 규모이다. 계급사회의 흔적이 건물과 지형에 그대로 남아있어서인지 외국 왕실에서도 구경하러 온다. 초가집과 기와집 사이, 골목과 울타리 사이에 많은 사연이 있겠지만 시간은 모든 것을 덮고 과거 속으로의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
돌탑 기원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저절로 기도와 기원을 하게 된다. 종교 이론가들은 모든 종교가 기도를 중시한다고 말한다. 일부 종교에서는 기도가 숨 쉬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래된 사찰에 가면 그 기도의 증거가 넘친다. 자신의 간절함을 작은 돌을 쌓아 올리는 정성으로 표현한다. | 황리단길서울 이태원 경리단 길이 핫한 동네로 뜨자 2016년경부터 그 못지않게 젊은이들이 찾는 카페와 식당 등이 들어선 경주 황남동 길이 ‘황리단길’로 불리기 시작했다. 좁은 길과 낡은 건물이 아날로그 감성을 입고 체험을 중시하는 인스타그램 세대를 모은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 관광, 메타버스 등 첨단 기술과 기법을 접목해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
경주 최부자집 가훈아버지의 성을 따라 가문을 만드는 문화에서 가훈은 정신이자 질서를 의미한다. 경주 최부자집도 12대에 걸쳐 300년 동안 부를 유지하면서 6가지 가훈에 소중한 가문의 정신을 담고 지켜왔다. 6가지 가훈의 핵심은 높은 관직을 탐하지 말고 지나친 재산을 축적하지 말고 사람들의 인심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 와송오래된 기와, 지붕, 암석 등에 사는 와송은 흙이 적은 환경에서 단단하게 뿌리를 뻗으며 자란다. 기와 지붕에도 자리를 내리는 것을 보면 생명력이 강한 식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크기가 작아서 일부러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이 작은 줄기에도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데 해열, 해독, 항암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점점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
돌섬망망대해에 솟은 돌섬은 매일 파도와 싸우며 산다. 돌이 가진 딱딱하고 견고한 물질성도 계속 다가오는 파도의 물살에 버틸 수 없다. 자연의 이치상 물이 돌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조금씩 마모되다 보면 서서히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다. 그래도 돌섬의 운명은 끝까지 그 파도에 맞서는 것이다. | 뿌리의 시선나무는 뿌리로 대지의 자양분을 받으며 줄기를 키워간다. 시간이 지나면 두툼한 몸체에서 가지가 나오고 잎을 맺어서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보내며 살아간다. 그러나 수십 년에서 수천 년에 이르는 수명도 언젠가 생명이 다할 수밖에 없다. 한 예술가가 살아있는 동안 볼 수 없던 나무의 뿌리를 위로 올리고 그 노고를 치하하고 있다. |
울산시립미술관20여년 전 1시도 1미술관 정책이 추진된 이후 대부분의 시도에 공립 미술관이 들어섰다. 소득이 높기로 유명한 울산은 올해 초에야 시립미술관을 개관했다. 후발주자의 위상을 극복하고자 미디어 아트를 주력 콘텐츠로 내세우고 현대미술을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며 관람객 줄이 이어지고 있다. | 책을 위한 상상력책이 딱딱하다는 인상을 주어서일까. 한 작가가 주변에서 흔히 나오는 비닐, 합성 재료 등으로 재미난 책을 만들었다. 익숙한 종이를 버리고 책에는 낯선 질감들을 입혔다. 부들부들한 것부터 매끈한 표면까지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책과 오브제 사이를 오간다. |
포모사의 자연대만의 옛 명칭은 포모사(Formosa)이다. 오래전 포르투갈 선원들이 섬을 발견하고 붙인 이름이었으나 제국주의 확산 속에서 사라진 이름이다. 이 섬 고산지대에는 아직도 원래 원주민인 파이완 부족과 타로막 부족이 살고 있으며 자연을 벗 삼아 문명의 진격을 늦춰왔다. 한 예술가가 두 부족이 축제, 생활에 쓰는 식물들을 채집하여 치열하게 살면서도 사라져가는 부족의 모습에서 현대인의 초상을 본다. | 돌에서 찾는 시간올라퍼 엘리아슨에게 시간은 중요한 개념이다. <시간 증폭기>(2015)는 아이슬란드 해변에서 구한 검은 돌들과 떠내려 온 나무에다 유리구를 더해서 비바람이 만든 사물과 인간이 만든 사물을 통해 시간의 힘을 보여준다. 나무에는 12개의 자국을 내고 12개의 돌을 얹은 것은 1년 중 12개월을 표현한 것이다. |
수평의 미학수평선은 공간을 나누는 기본선이다. 위, 아래를 구분하는 선이자 모든 것을 동등하고 평등하게 놓는 기준이기도 하다. 수직선이 권력의 구도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면 수평선은 권력과 위계가 없는 공간이다. 다만 왼쪽과 오른쪽의 방향성이 작동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한 예술가가 그 수평선의 미학을 병에 담은 물로 표현했다. | 스틸 라이프still life. 단어 그대로 번역하면 ‘고요한 삶’이고 미술에서는 정물화를 일컫는다. 한 예술팀이 이 용어를 영상 속에 담았다. 고요한 제주의 돌담을 배경으로 늘어진 실오라기들은 그 자체로 정물이면서 동시에 고요한 삶을 가리키는 기표가 된다. |
와인따르는 기계18세기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적인 사고를 기계에 접목한 유럽은 산업혁명의 선구자가 되었다. 이후 기관차부터 빵제조 기계까지 수많은 고안물이 인간의 삶을 근대적으로 만들었다. 한 예술가가 근대적 기계의 원리를 따라 좋아하는 와인을 따르는 기계를 만들어 정교함의 가치를 구현했다. | 집착에 대하여자아가 불안한 사람들에게 집착은 자기중심적으로 상대방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사랑과 집착의 차이를 모르고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한 예술가가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집착 연작>시리즈를 선보인다.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나일론, 전선, 알루미눔, 플라스틱, PVC 등 공업용 재료들로 만든 입체물로 저마다 뭔가 불완전한 형태를 보여준다. |
일관일이관지(一以貫之).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다’는 뜻이다. 공자와 증자가 나눈 대화에서 나온 문장으로 이 문장을 더 줄이면 ‘일관’, 즉 하나로 꿰뚫는다는 말이 된다. 한 서예가가 고사성어를 정갈하게 먹으로 써냈다. 먹물을 찍고 그은 획마다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서예가의 강직한 의지가 담긴 듯하다. | 탠저린 맨션낡은 호텔 1,2층에 젊은 감각의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섰다. 업사이클링 제품부터 와인샵, 베이커리 카페까지 여러 가지 기능이 복합된 곳이다. 제주의 원도심에 자리를 잡아서인지 ‘귤의 집’을 영어로 표현한 ‘탠저린 맨션’을 상호로 걸고 인스타그램 라이프스타일러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
Hard Time Made Us원래 영어로 Hard times made us 라는 문장으로 쓰이며 ‘힘든 시간이 우리를 단련시킨다’는 뜻이다. 한 예술가가 이 문장을 우리나라 전통 문자도의 기법으로 묘사했다. 구불구불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조금 힘이 들지만 한자가 아니라 영어의 모양이 보인다. | 팟빵홍대 인근에 눈에 띄는 건물 팟빵이다. 이 회사는 컨텐츠 메이커가 미디어 파일을 만들어 올리면 시청자가 다운로드해 청취하는 팟캐스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2010년대 초반 한참 인기를 끌었으며 스튜디오를 대관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오디오 컨텐츠를 주로 제공하고 있다. |
근대식 소변기일제 강점기 한 일본 지주의 별장에서 사용되었던 남성용 소변기이다. 도자기로 튼튼하게 제작되어 발로 차도 끄떡없다. 정읍을 중심으로 조선인 소작농을 거느렸던 지주 구마모토 리헤이가 그 별장의 주인으로 전성기에 여의도의 10배에 달하는 토지를 보유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주로 일본에 거주했고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조선에 왔다고 한다. | 조선은행 화폐일제 강점기 일본은 1911년 기존의 한국은행을 병합해서 조선은행을 설립하고 새로운 화폐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일본은행권과 1대 1의 교환가치를 가졌기에 조선은행권은 만주, 중국 등에서도 통용되었다고 한다. 종류도 다양해서 금권은 금과 교환가능한 것이었고 후에 나온 개권은 군자금 조달용, 갑권은 태평양 전쟁 이후 나온 것이다. |
군산 근대유적일제 강점기 일본이 만든 신도시 중에 군산은 6번째 개항항이자 쌀을 수출하는 항구로 유명했다. 한반도에서 나온 엄청난 양의 쌀이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갔는데 그래서 조선은행, 세관, 법원 등 중요한 근대기관이 들어서 있었다. 지금은 당시를 볼 수 있는 유적지로 관광객을 위한 전시장, 박물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 안중근과 냉동창고 임대오산 IC 인근의 한 냉동창고 외벽에 안중근 의사 초상이 크게 그려져 있다. 2018년 이 냉동창고를 운영하는 기업의 대표가 안중근의 정신에 감명을 받아 누구나 볼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독립을 위해 삶을 바친 안중근의 이야기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이 대표의 시도가 더 감동적이다. |
키스 의자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글자와 문장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가 있다. 미국작가 바바라 크루거. 미술관의 크루거 전시는 문장들이 전체 공간을 압도할 정도로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곤 한다. 그러나 미술시장에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도 내놓는다. 2019년 600개 한정판으로 만든 키스 의자는 그중 하나이다. | 산양초 레지던시제주도 서쪽 한 마을에 산양초등학교가 있었다. 여느 시골학교처럼 학생이 줄자 문을 닫았고 이후 예술가를 위한 창작소로 운영되고 있다. 새로운 명칭은 ‘예술곶 산양’. 예술이 얼마나 마을과 학교를 재생시킬지는 모르나 깔끔하게 단장한 모습과 분주한 예술가들의 발걸음에 애틋한 감정이 일어나곤 한다. |
예술이 있는 호텔미술은 팔려야 한다. 미술시장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팔리지 않는 작품은 팔리게 하거나 퇴출시킬 수밖에 없다. 잘 팔기 위해 고급스런 세팅도 필요하다. 한 리조트 호텔이그릇부터 그림까지 다양한 작품을 방마다 현실감 있게 배치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팔리기 위해서. | 의자언제부터인가 휴양지나 관광지에 가면 호젓한 의자들이 보인다. 허름한 나무의자부터 원색의 세련된 의자까지 다양하다. 아마도 쉬면서 사색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한 카페의 정원에도 의자가 놓여있다. 꼭 앉으라는 의미보다는 눈으로라도 보고 여유를 가지라는 것 같다. |
산지천 예술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제주시 산지천에 한 예술가가 자연친화적인 작업을 선보였다. 매일 썰물이 되면 하천에 들어가 바닥에 널린 돌을 골라 담을 쌓기 시작한 것이다. 유려한 나선형 담이 쌓이곤 하나 밀물이 되면 일부는 물살에 무너지기도 한다. 시지푸스같은 반복이더라도 원래 예술가는 그러려니 한다. | 넓은 마음집은 좁아도 같이 살 수 있지만 사람속이 좁으면 같이 못산다. 행복을 느끼는데 그만큼 사람의 자리가 크다는 말이다. 거창한 표현이나 고가의 선물보다 사소한 말과 오고가는 배려 속에서 마음이 푸근해지는 건 사람으로 살아가는 힘이다. |
능이버섯능이버섯은 한국, 일본의 활엽수림에서 발견된다. 갈색에다 비늘 조각같은 형태를 보이는 표면은 향기만큼 기품이 있어 귀한 음식에 쓰곤 하나 야생에서 자라서 구하기 힘들다. 국내에 유통되는 능이버섯은 주로 수입된 것이 많은데 드물게 강원도에서 채취된 것들이 나오기도 한다. | 홍천 재래시장 재생근대 이전에는 5일에 한번 장이 서도 충분했다. 사람이 많아지자 오일장 자리에 상설시장이 들어선다. 강원도 홍천중앙시장도 1980년대에 들어선 2층 상가이다. 대형마트에 밀린 이 시장도 재생사업으로 방문객을 늘리고자 힘쓰고 있다. 시장 옥상에 예술 프로젝트를 만든 것도 그 일환이다. |
903 비닐 하우스 골조의 변신비닐하우스를 지을 때마다 비닐을 지탱하는 골조를 다량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농사를 오래 지을수록 수명이 다한 골조도 늘어난다. 한 작가가 강원도의 버려진 골조를 모아서 다채로운 색을 입혀서 건물의 외관에 설치했다. 버려진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은 예술가의 재능 중 하나이다. | 칠판에 그린 그림아이들이 떠나고 문을 닫은 와동 분교의 한 교실에 예술가가 영혼을 불어넣었다. 책상과 의자를 흰색으로 칠해 마치 기억 속의 물건처럼 배열하고 칠판에 아이들의 모습을 직접 그려서 오래전에 이곳을 거쳐 간 맑은 영혼들을 기억하고자 했다. |
와동분교강원도 홍천의 와동 분교는 2015년 학생 수가 줄어들자 문을 닫았다. 시골 초등학교의 교실과 넓은 운동장에 아이들 그림자가 사라진 것이다. ‘재생’을 내세운 강원국제트리에날레가 이곳을 찾아 교실마다 작가들의 설치 작업을 선보이며 인간의 흔적과 기억을 보듬고 있다. | 탄약정비공장의 변신군부대가 많은 강원도 홍천 야산에 탄약을 정비하던 공장이 있었다. 1970년대부터 6.25 전쟁에서 쓰고 남은 탄약을 정비하곤 했으나 신형 탄약이 등장하고 전쟁을 치를 일이 줄어들자 1990년대 말 문을 닫았다. 최근 예술공간으로 정비되어 강원국제트리에날레를 선보이고 있다. |
해녀 동상섬에서 바다는 밭보다 더 풍요로운 먹거리 채취장이다. 제주에서 바다를 누비며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성을 ‘잠녀’라고 부르는데 일제 시대를 거치며 해녀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제주 경제를 이끌고,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펼칠 정도로 용감한 해녀였지만 보통 어촌에서는 정겨운 어머니를 연상시킨다. 관광객이 찾는 한 어촌마을에 세워진 해녀상. | 목포의 다도해전라남도 인근에 1891개의 섬들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섬 중에서 80%가 이곳에 모여 있다. 그중에서도 목포와 신안군 인근은 섬이 밀집한 지역으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유달산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목포대교 방향을 보면 율도부터 압해도까지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 장관을 이룬다. |
물음표물음표는 문장의 억양을 표현하는 여러 기호에서 유래했다. 13세기경 유럽에서 현재의 모습과 유사하게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서서히 확산되었다. 무엇인가에 대해 물어보거나 의문시할 때 문장에 끝에 표시하는 이 기호는 이제 기호 자체만으로도 호모 사피엔스의 이성을 나타낸다. 한 예술가가 팬데믹 시대의 미래를 물음표로 묻고 있다. | 법정스님의 차나 마시고 가게수련하는 스님에게 차는 가까운 벗과 같다. 무소유의 철학을 보여주었던 법정 스님도 마찬가지였다. 시와 글을 틈틈이 쓰면서 차에 대한 애정을 그림으로 남기곤 했다. 명성이 높아지면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았어도 침묵과 한 마디 말로 줄이고 싶었던 것 같다.이보게, 차나 마시고 가게. |
조희룡의 매화서옥도매화꽃이 흩날리는 봄날 선비가 집 안에서 화병에 담긴 매화를 감상하고 있다. 심산유곡 소박한 집에서 학문에 매진하던 선비가 봄날을 즐기는 모습이다. 추사 김정희의 제자였던 조희룡은 매화와 난초 그림으로 유명한데 전라남도 신안도에 유배를 와서도 매일 매화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 중광스님의 예술미국인이 먼저 발굴한 중광은 ‘매드 몽크(mad monk)’라고 불렸다. 말 그대로 미친 스님. 통도사에서 출가했으나 파문되어 세속적인 삶을 살면서 성스러움과 인간다움의 거리가 한끝차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던 인물이다. 그가 남긴 수많은 예술에는 세속과 종교를 넘나드는 광기가 번뜩인다. |
실상사 석장승동서양을 막론하고 돌로 형상을 만드는 것은 오랜 문화이다. 고대 그리스에는 비너스와 같은 우아한 석상이 있고 제주의 돌하르방 같은 토속적인 석장승도 있다. 전남의 실상사 입구에는 문인석과 돌하르방을 모두 닮은 석장승이 있다. 아마도 기술과 문화가 이전하면서 생긴 변형일 것이다. | 돌탑의 소박미고대 불교에서 등장한 돌탑은 석가탑처럼 정교하게 발전하기도 하고, 등산길에 익명의 사람들이 쌓은 돌무더기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 사찰을 방문한 사람들이 믿음의 표시로 작은 돌탑을 만들었다. 비바람이 불어 무너져도 다시 쌓을 수 있는 소박한 돌탑이다. |
물고기물고기의 생명력은 늘 인간에게 경이로웠던 것 같다. 고대 기독교에서부터 물고기 이미지를 사용했고 때로 신의 아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동양에서는 부와 번영의 의미를 얻었고 동양화에 종종 등장하곤 했다. 현대미술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조각가가 파닥이는 물고기로 해변가를 장식했다. | 정원사울타리를 쌓고 식물을 기르는 정원의 역사는 1만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니 최초의 정원사도 그때 등장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정원술은 단순히 물을 잘 주는 것을 넘어서 식물의 종류와 습성을 알고 독성, 식용, 관상용 등 여러 가지 지식을 포함한다. 최근에는 TV에 나와서 새로운 정원술을 선보이는 소위 셀럽 정원사도 등장하고 있다. |
제국의 향기덕수궁 석조전은 대한제국이 유럽 문화를 수용하려고 애쓴 흔적이다. 특히 동관은 영국 건축가 하딩이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설계한 것으로 고종의 집무실 겸 해외사절 접견 장소로 사용되었다. 웅장한 기둥을 둔 3층 건물로 실내에 대영제국 양식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최근 복원을 마치고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 덕수궁 석조전대한제국 시대 고종이 서양의 문화를 수용하고자 지은 서양식 건물이다. 동관은 자신의 집무실 겸 해외사절 접견 장소로 사용했고 서관은 1930년대 왕실 소장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지었다. 유럽의 왕실 소장품이 국립미술관으로 개방되었던 것처럼 대한제국 이왕가미술관도 해방 후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통합되어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현재 이 건물에는 덕수궁미술관이 들어서있다. |
감물 염색천연 염색 중에서도 풋감을 따서 만드는 감물 염색은 오래 전부터 제주도에 전해 내려오는 기술이다. 고려 말 중국 윈난성에서 들어왔다고 하니 아마도 몽골제국의 영향으로 보인다. 노동복을 만드는데 사용되곤 했으나 최근에는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예술가들에 의해 아름다운 문양의 작품도 나오고 있다. | 귀여운 내새끼반려동물 인구가 늘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정에서 602만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고 고양이는 256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한 서예가도 반려견에 푹 빠져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림만으로 모자랐는지 내심을 담았다. ‘아이고 귀여운 내 새끼’ |
소라의 성서귀포 올레길 6코스에 위치한 소라의 성은 1969년 김중업 건축가가 소라에서 영감을 얻고 설계한 건물로 알려져 있다. 서귀포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명소로 오랫동안 식당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서귀포시가 운영하는 북카페가 되었다. | 숲속의 빵집경기도 가평에 평점 5점 만점에 4.69를 맞는 베이커리 카페 ‘달과 6펜스’가 있다. 유명한 소설 제목을 차용해서 만든 이 빵집은 1994년부터 천연발효종 빵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숲속에 있어도 일부러 찾아가는 빵집이자 카페이다. |
음악역 19392019년 가평역 옛부지에 문을 연 음악타운 ‘음악역 1939’는 음악관련 시설, 레지던스, 스튜디오, 영화관 등을 도입한 것이다. 가평역이 들어선 1939년을 기리고 음악으로 가평을 브랜딩하여 음악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작이기도 하다. | 프로타주frottage는 사물 위해 종이를 대고 연필로 문지르는 미술기법이다. 비석에 먹물을 바르고 한지를 대서 뜨는 탁본과 달리, 프로타주는 비석 위에 종이를 얹고 연필로 열심히 선을 그려서 형태를 얻는 것이다. 과거를 종이에 이식하는 셈이다. 사진은 일제 강점기 한 근로자의 발자국이 남아있는 바닥을 프로타주한 작업이다. |
백량금남쪽에서 잘 자라는 백량금은 붉은 열매가 인상적이다. 열매가 오랫동안 맺혀 있어서 관상용이나 실내 정화용으로도 쓰인다. 아시아가 원산지로 잎도 열매도 단단해서 오래전부터 한방에서 약초로 쓰이는데 항염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 식물원 카페자연 속에서 커피나 차 한잔을 마시는 여유가 필요한 현대. 정작 야외로 나가면 모기, 벌레, 더위 등 싸워야 할 것이 많다. 그래서 등장한 식물원 카페는 쾌적한 냉방 속에서 넉넉한 식물에 둘러싸인 널찍한 공간을 제공한다. 사진은 파주의 And Terrace. |
바느질의 멋뼈와 나무로 만든 바늘로 가죽을 잇는 바느질은 6만 년전에도 있었다고 한다. 이후 금속바늘이 발명되고 천이 발달하면서 바느질은 자수로 발전하기도 했다. 현대의 바느질은 공예를 넘어 예술제작에도 사용될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예술가들이 물을 주어도 죽어버리는 식물을 대신해서 바느질로 만든 천 꽃을 만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 빨리 가라고. | 방데믹말을 가지고 노는 것은 지능이 높은 인간의 특권이다. 표현을 줄이기도 하고 뒤집기도 하고 다른 나라말과 섞기도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집에만 있다 보니 전에 모르던 증상이 나오자 예술가들이 없던 표현을 만들었다. 방과 팬데믹을 합쳐서 방데믹이라 하고 저마다 집에서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 제목으로 붙였다. |
수국당당한 꽃 모양과 색 때문에 서양에서 유래한 꽃으로 보이기도 하나 수국은 원래 동아시아가 원산지이다. 여름이면 화려한 자태를 뽐내지만 물과 토양에 민감한 식물이다.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다가 청색이 되고 붉게 변하기도 한다. 토양이 산성이면 남색이 되고 알칼리성이면 분홍색이 강해진다고 한다. | 책 조각낡은 책을 버리기도 그렇고 해서 예술가들이 만든 입체작업을 ‘책 조각’이라고 한다. 무수한 종이가 묶인 상태를 활용해서 동굴, 집, 병, 사람, 파라다이스 등 놀라운 형태를 만들곤 한다. 원래 창작은 인간의 본능인지라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에서 책 조각이 만들어지고 있다. |
마지막 짜장면집마라도에 짜장면집이 들어선 것은 90년대 초이다. 처음에는 낚시꾼을 대상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한 광고에서 휴대폰으로 ‘짜장면 시키신 분’을 외치는 한 개그맨의 모습이 나오는데 원래의 의도대로 마라도에서 터지는 핸드폰보다 짜장면을 배달해주는 마라도의 이미지가 유행하면서 지금은 수많은 짜장면집이 들어서 있다. 그중에서도 항구에서 가장 멀리 있는 짜장면집의 간판. | 마라도 성당전체 면적 0.3㎢에 50여 가구가 사는 한국 최남단 유인도 마라도에도 종교시설이 있다. 성당, 교회, 사찰이 각각 있어서 자신의 신앙에 따라 방문할 수 있다. 마라도 성당은 2000년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지어졌으나 사제가 상주하지 않는 곳이나 누구든지 방문할 수 있게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소라와 전복에 영감을 받았다는 형상은 곡선이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
도동양철학에서 종종 언급되는 道는 어떤 이치나 도리를 말한다.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것들, 가야할 길, 즉 진리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서예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쓰는 단어이기도 하다. 온갖 사물과 현상이 인간을 힘들게 해도 중심을 잡고 가야하는 방향을 이 단어 하나에 담아낸다. | 학림다방서울에서 오래된 카페중의 하나이다. 1956년 대학로에 개업했으니 60년이 넘었다. 서울대가 대학로에 있을 때 생겼기에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서울대 문리대 출신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지금도 종종 유명인들이 들리는 곳이다. 건물은 1980년대 새로 지어진 것이지만 내부는 아직도 시간을 그대로 머금고 있다. |
유기된 식물 기르기어려움에 처한 사람, 동물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일도 점점 줄어드는 세상이다. 그런데 어려움에 처한 버려진 식물을 가져다 키우는 사람들이 있다. 식물이라고 고통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고 작은 것도 포기하지 않는 배려심이 돋보인다. 버려진 화분에 버려진 식물을 고이 기른 한 예술가의 전시장 모습이다. | 해양쓰레기를 예술로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과 한국 사이의 황해에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이 세계 최다라고 한다. 바다뿐만 아니라 강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되고 있다.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도 어마어마하지만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은 그보다 더한 것이다. 한 예술가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주워서 설치예술로 선보이는데 죄책감이 슬며시 올라온다. |
세잔느에 대한 존경구상 조각의 대가 마이욜은 거장 로댕과 견줄 만큼 유명한 조각가였다. 1912년경 세잔느의 고향 엑상프로방스의 의뢰로 '세잔느에 대한 존경'을 만들었다. 남성 작가 세잔느보다는 그에 대한 존경심을 여성으로 의인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의뢰자는 여성 누드를 기본으로 한 작업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거부했고 폐기될 뻔 한 이 작품을 후에 파리가 구입해서 오르세이 박물관에 소장했다. 그리고 납으로 뜬 복사품은 튈레리 정원에 설치되어 누구든지 볼 수 있게 되었다. | 잘생긴 벤치원래 등받이가 있는 의자는 신분이 높은 사람용이었고 벤치는 그런 의자를 가질 수 없는 사람용이었다. 요즘처럼 가구와 인테리어 용품이 인기를 끄는 시대에 벤치는 잘생긴 의자 못지않게 대접을 받고 있다. 늘씬한 나무 벤치가 눈길을 끈다. 복잡한 장식이나 등받이 없이 느긋하게 쭉 뻗은 몸통만으로도 왠지 넉넉해 보인다. |
그림자의 예술성공의 차이는 디테일에 있다. 그 디테일을 보는 시각을 갖추려고 교육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세밀한 것에 집중하는 태도는 단기간에 길러지지 않는다. 예술은 디테일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분야이다. 한 예술가의 철사 조각과 그 조각이 만드는 그림자의 섬세함을 보면 알 수 있다. | 왕까치1980년대만 하더라도 서울에서 녹지부족과 대기오염으로 까치가 줄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곤 했다. 그러나 서서히 천적이 사라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까치도 도시에 적응했다. 전신주에 집을 만들기도 하고 사람이 손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 번식하며 개체수가 늘어났다. 한 공원에 사는 까치가 여유롭게 산책하고 있다. |
마스크 예술마스크를 매일 쓰다보면 마스크의 모양, 크기 등 세부적인 것에도 관심이 가게 된다. 어느 날부터 갑자기 쓰게 된 마스크에 아이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거부감을 줄이려고 마스크 모양에 그림을 그리게 했다. 마스크와 같이 살아야 하는 시간이 만든 예술이다. | 공덕비공동체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한 사람을 기리는 것은 후대를 위해 중요하다. 문자가 나온 후 동서양을 막론하고 돌에 이름과 치적을 적어 공덕비를 세우곤 했다. 권세에 따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나 단단한 재료에 사람의 흔적을 새기는 것은 동일했다. 한 마을에 세워진 공덕비들은 그 마을의 역사를 담기도 한다. |
일제 강점기 한 전시의 방명록1940년대 경성에서 열린 한 전시의 방명록이다. 일제 강점기 지식인들과 유지들이 다녀가면서 이름만 남긴 것이 아니라 주소까지 적고 있다. 저마다 세련된 필체로 이름과 주소를 모두 한자로 쓴 것도 눈에 띄지만 한국인뿐만 아니라 일본인의 이름도 보여서 당대의 분위기를 상상케 한다. | 이장우 가옥1899년 지어진 후 1959년 건물을 추가한 이 가옥은 이장우가 소유하게 되면서 지금의 명칭을 얻게 되었다. 격변의 시기에도 불구하고 광주시 유지들의 손을 거치며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단아한 정원과 근대 한옥의 멋을 보여준다. |
광주 수피아 여학교 커티스 메모리얼 홀100년 전 광주에 온 미국 선교사들은 학교와 자택, 예배당을 짓고 근대 서양문명을 전했다. 본국에서 기독교 신자들이 모은 기금으로 건물을 짓고 한국의 여학생을 가르치다 저녁이 되면 이 예배당에 모여서 감사의 기도를 올리곤 했다. 그들이 떠난 후에도 남은 학교와 예배당은 그들의 흔적을 기린다. | 미워도 다시 한번1968년 개봉한 이 영화는 한국 멜로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주며 흥행에 성공한다. 이어질 수 없는 사랑과 이어진 슬픔으로 한국인의 가슴을 울리는데, 이후 여러 편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했다. 당시 주연을 맡은 문희와 신영균의 모습이 그려진 영화 간판 이미지가 지금은 영화박물관 한쪽에 자리 잡을 정도로 오랜 추억이 되었다. |
찔레꽃아시아 야산에 퍼져있는 찔레꽃은 봄이 되면 하얀 꽃을 피운다. 흰색 꽃이 크지 않고 빨리 져서인지 왠지 한반도의 평범한 사람들을 닮았다. 어린 순과 꽃은 먹을 수 있고 열매는 한약재로 사용되기도 하니 조용히 살아가는 이들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자연의 선물임에 틀림없다. | 밤샘독서사회에 나가기 전에 도서관에서 영혼을 불태우는 청춘의 모습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되었다. 시험을 준비하며 장시간 도서관에 체류하다 보면 밤샘을 하기도 한다. 고즈넉한 밤 시간에 혹여 감성적이 되면 적으라고 도서관 벽에 낙서판을 만들었다. 벽에 가득 찬 낙서만큼 청춘의 가슴도 뭔가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
바람개비오래 전 고대 중국에서 바람을 이용해 돌아가는 장치를 만들다 언젠가부터 작은 바람개비를 만들곤 했다. 지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바람개비는 동심과 어른의 마음을 흔드는 장난감이 되었다. 그런 바람개비는 종종 간절한 소망과 희망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진은 비무장지대 인근에 설치된 바람개비들. | 어린왕자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1943)는 냅킨에 그린 아이 그림에서 출발했다. 작은 별에서 사는 어린 왕자의 이야기는 어른이 읽어도 감동적인 동화이다. 그 때문에 전 세계에 번역되어 출판되었고 심지어 사투리로 번역되기도 한다. 그 동화 속 그림에 영감을 받은 미술작가도 많다. 사진은 한 전시장에 전시된 커다란 어린 왕자 형상. |
나무가지로 만든 예술한 예술가가 들녘에 나갔다가 나뭇가지를 주워 바닥에 놓는다. 보잘 것 없는 가지들이 모여 아름다운 관계를 만든다. 그 관계에 번뜩 정신이 든 예술가는 흰 천을 깔고 그 위에 그 나무들을 다시 배열해 본다. 여전히 하나로는 보잘 것 없지만 여러 개가 모여서 아름다운 관계를 이룬다. | 캘리그라피영어 ‘calligraphy’는 손으로 쓴 글씨, 서예 등을 의미하는데, 어느 사이엔가 글자체에 감성을 담은 글쓰기 기법을 의미하게 되었다. 한 예술가가 돌 위에 캘리그라피로 하고 싶은 말과 그림을 담았다. ‘먼데서 바람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
씨앗 예술1년간의 농사가 끝나면 남는 열매와 씨앗은 그 다음 해에 생명이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중간체이다. 한 예술가가 1년 동안 수수 농사를 하고 얻은 씨앗들로 설치 작품을 만들었다. 씨앗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고 그 출발을 돕는 농부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 'We support Myanmar'미얀마에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몇 달. 한국의 광주, 제천 등 여러 도시의 시의회와 시민들이 이 사건을 규탄하고 불교계는 미얀마 평화를 위해 기도할 정도로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아픈 한국의 역사가 떠오를 정도로 여러 면에서 유사하기 때문이다. 예술가들도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민간인 유혈 진압에 우려를 표한다. |
뭣이 중헌디?영화 '곡성'에서 강렬하게 다가왔던 이 문장은 이제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신만의 삶을 사는 이들의 철학을 대변하는 표현이 되었다. 그래서 한 가수는 이 문장을 노래로 만들어 이렇게 소리 낸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헌디 정답은 바로 사랑이더라...어차피 인생살이 새옹지마 딱 한번만 살고 가는 세상’ | 플라스틱 줄이는 방법요즘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가 핫하다. 말 그대로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삶을 살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해양오염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는 가운데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좋은 것은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것을 빌려 쓰거나 바꿔 쓰는 것이다. |
연등에 담긴 소망질병과 재난을 이기려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있는 것 같은 우주의 에너지나 위대한 신, 아니면 오래전 사망한 훌륭한 인간이 그런 힘을 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기도 한다. 음력 4월 8일은 석가모니가 태어난 날. 연들을 밝혀 이 재난을 극복할 힘을 달라고 빌어본다. | 바다식목일지구 표면의 71%가 바다이다. 플라스틱과 각종 쓰레기와 오염물질로 바다 속은 사막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 속에 해조류를 심어 숲을 일구고 물고기가 살아나는 건강한 바다를 회복하자는 취지에서 해양수산부가 바다식목일을 만들었다. 매년 5월 10일로 올해 9년째를 맞았다. |
호크니의 예술영국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지만 아이패드에 디지털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2019년 서울에서 연 미술관 전시는 인기 폭발이었다. 올해는 5월 한 달 동안 저녁 8시 21분부터 몇 분 동안 그의 디지털 작업 신작을 서울에서 볼 수 있다. 삼성역에 있는 케이팝 스퀘어 전광판에서 선보이는데 제목은 '태양 또는 죽음을 오랫동안 바라볼 수 없음을 기억하라'이다. | 도심의 휴식인간의 두뇌가 문명의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을 만큼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우리가 늘 피곤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이다. 그래서 휴식은 그 피곤을 이기고 살아가는 원동력이다. 공원, 쇼핑몰, 지하철에 벤치나 의자를 만들어 놓는 것도 휴식을 위한 것이다. 꼭 쉬라기보다는 쉼의 중요성을 일깨운다고 할까. |
공공미술3공원에 놓인 공공미술 작품의 색이 화려하고 형태는 익숙한 악어 이미지이다. 눈을 끌려면 화려한 색을 써야 하고, 친근감을 주려면 동물 이미지를 사용하는 게 일반화되었다. 그런데 악어의 높이가 수평적이어서 사람들이 앉으려곤 하는 모양이다. 친근하게 만들었는데 앉지는 못하는 작업, 뭔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 공공미술 2많은 것이 공존하는 도시에서 미술이 존재를 알리려면 색이나 형태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눈길을 끌어야 한다. 한 공원에 있는 공공미술 작품은 디자인에서 사용되는 아이콘을 활용했다. 달리는 사람 이미지를 단순화한 아이콘을 크게 만들어 벤치와 함께 설치했다. 마치 그리운 마음에 달려오고 있는 친구들처럼 보인다. |
베를린 거리예술수직의 고층 건물이 가득 찬 도시에서 규칙적인 출퇴근과 일은 일상이다. 지하철도 버스도, 러시아워도 도시의 시간에 맞추어 움직인다. 그런 도시에 간혹 시선을 앗아가는 것들이 있다. 번쩍이는 광고판이나 의도를 알기 어려운 예술가들의 작품이나 공연이다. 비오는 날 베를린 거리에 은색 페인트로 칠을 한 예술가가 술에 취한 모습처럼 누워있다. 일상을 깨는 거리예술이다. | 개미집간혹 길을 가다 보면 흙이 쌓인 개미집이 보인다. 사실은 개미집으로 가는 입구로 땅속 깊이 미로와 같은 개미마을이 있다. 여왕개미부터 일개미까지 다양한 계층이 저마다 열심히 살고 있어서 개미 식민지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부분의 일개미는 암컷이고 그래서 오래 산다. 대신에 여왕개미와 수컷은 번식하는데 기여할 정도만 살아남는다. |
공공미술 1도시에 살다보면 이런 저런 미술작품을 길거리, 공원, 녹지 등 여러 곳에서 만나게 된다. 한때 조형물이라고 불리다가 최근에는 공공미술이라고 통칭한다. 작가의 상상력도 사람 수만큼 다양한지라 때로 엉뚱하게 때로 멋있게 미술품에 나타난다. 선인장에서 영감을 얻은 듯 이 공공미술은 금속 조각들을 이어서 선인장 형태를 만들었다. 왜 선인장인가 물으면 그때부터 장황한 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 비대면 중고거래사람을 만나기가 껄끄러워진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도 상업은 어떻게든 돌아가고 있다. 한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 업체가 지하철역에 거래 기계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직거래 문제나 택배 부담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한 방식이다. 투명 창으로 물건을 확인하고 구매하면 10%의 수수료를 업체에서 가져간다고 한다. |
오래된 간판마을에서 도시로 진화하면서 가게가 많아지고 서로 무엇을 파는지 구별해야 하니 자연히 간판이 등장했다. 어느 사이인가 간판은 시대별로 달라진다. 그래서 크기나 재료, 글자체에 따라 언제 나온 것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오토바이를 수리하는 가게 간판에 오래된 전화번호가 보인다. 80년대쯤 모습이다. | 다라굿당숲, 냇가, 큰 나무나 돌이 있는 곳에 신당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고 마을과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풍속은 불교나 기독교처럼 조직화된 종교가 나오기 오래전부터 있던 무속이다.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는 초고속 사회에도 그런 문화는 지속된다. 제주에서 오래전부터 지켜온 신당은 문화재와 무속의 중간지점에서 아직도 유지된다. 제주시의 다라굿당의 모습. |
여성 화장실남녀 구별을 두는 화장실을 표시하는 방법은 여성과 남성의 아이콘부터 단어까지 다양하다. 제주의 한 카페의 화장실은 아예 벽에 크게 문자로 디자인을 해두었다. 언뜻 보기에 예술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하고 웅장한 화장실 표식이다. | 보리밭아시아를 원산지로 둔 보리는 거친 질감 때문인지 쌀에 비해 대접을 받지 못했었다. 쌀이 흔해지고 먹거리가 많아진 시대에 보리는 건강곡물이 되었다. 쌀밥에 비해 보리밥이 소화가 빠르고 섬유질이 많아 나름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보리가 주는 서정적 느낌은 그 인기를 넘는다. 봄이 되면 보리밭이 푸르게 익어가며 생명력을 느끼게 해준다. |
나무지도정보를 전달하거나 우리가 사는 곳을 정확히 파악할 때 지도가 요긴하게 쓰인다. 생태를 아끼는 사람들이 숲을 관찰하며 걸어간 길에 있는 나무 하나하나 이름을 담아 지도를 만들었다. 나무와 숲을 알리고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무에게도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손수건으로 만든 지도이다. | 주춧돌예나 지금이나 집을 지을 때 기둥을 받치는 단단한 것, 즉 주춧돌이 필요하다. 나무로 집을 짓던 과거에는 돌을 사용했다. 화강암, 현무암 등 단단한 돌 그대로 쓰기도 하고, 둥글게 형태를 잡기도 하고 요철을 만들어 나무기둥이 잘 세워지게 하곤 했다. 여기저기서 발견한 주춧돌을 모아두니 흥망성쇠가 한눈에 보인다. |
곤충호텔인간에게 해롭다, 징그럽다는 이유로 살충제를 뿌리다보니 곤충들이 수난을 겪는다. 최근 ‘생물 다양성’이 중요한 화두가 되자 곤충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호텔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벌이 좋아하는 나무, 무당벌레가 좋아하는 재료들과 건초들로 제작된 곤충호텔은 곤충들의 피난처이자 인간에게 생태교육 현장이 되고 있다. | 한옥마을수십 년 전 한옥은 겨울에 살기에 힘든 곳으로 치부되곤 했다. 콘크리트 건물에 실증이 난 사람들이 한옥에 매료되기 시작했고, 오래된 한옥마을은 관광지로 변했다. 한옥 인기에 힘입어 한옥 진흥정책이 나왔고 한옥마을도 새로 들어섰다. 2층으로 된 현대식 한옥이 즐비한 마을에 들어서면 흔하지 않은 멋이 풍긴다. |
어서오시길언어는 사람처럼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계속 새로운 말이 만들어지고 어색한 말은 사라진다. 한자와 한글이 병용되던 시절에 사용되던 말들이 지금은 잘 사용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관습적인 맥락을 벗어나서 시선을 끌기 위한 말들이 나온다. 어서오시 길.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장소명으로 만들었다. | 산신도산에 사는 신령인 산신은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존재로 민간신앙에서 숭배되다가 불교와 결합되었다. 주로 조선시대 후기에 접어들면서 불교화된 것으로 보이며 백발의 노인이 가운데 있고 옆에는 호랑이를 대동하고 앉아있는 산신도로 나타난다. 이 산신도에는 동자 2명과 백호가 산신을 보필하고 있다. |
거문고고대부터 사용된 거문고는 고구려 시대 이래로 점점 변형되어 지금에 이른다. 저음이 매력적이어서 글과 예술에 조예를 가진 엘리트 남성들이 좋아하던 악기이다. 선비들이 즐겨 거문고를 다루며 거문고에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적어 놓기도 하고 친구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사진은 한라산 박달나무로 만든 거문고. | 호랑이아시아를 호령하던 호랑이가 멸종 위기에 있다. 한국인의 상상력에 오랫동안 터를 잡아왔으나 남한에서는 이미 멸종된 상태이다. 농경지 확대로 호랑이의 서식지를 축소시켰고 호랑이 사냥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원래도 2-3년에 한번 번식할 정도로 번식이 힘든 동물이었다. 지금은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다. |
조선남해안지도유럽의 호기심은 근대문명의 토대였다. 19세기 한반도 남쪽에 온 유럽의 배는 제주도 우도를 거점으로 삼고 중국인을 통역으로 내세우고 37일 동안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과 대마도 등을 꼼꼼하게 측량한 후 지도로 만들었다. 이 지도는 당시 참여한 영국인 에드워드 벨처가 제작한 것으로 한국 정복을 노리는 이들의 도구로 쓰이곤 했다. | 천하도조용한 아침의 나라 조선에 서양의 지도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이후이다. 그래서 세계는 중국을 넘어 먼 대륙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정작 세계를 그릴 때는 과거의 도식을 사용하곤 했다. 18세기 제작된 천하도는 중국을 가운데 두고 조선, 일본 등 여러 국가들을 주변에 두고 원형으로 그려 중국중심주의의 극치를 보여준다. |
존재의 추상미술1950년대 전쟁과 냉전의 갈등이 팽배했던 시절, 예술가들은 자신의 존재를 뜨겁게 표현했다. 붓을 거칠게 움직였고 그에 따라 색은 열정적으로 변했다. 추상미술의 바람이 한국에 들어오자 청년작가들은 너도나도 달려든다. 바로 ‘한국 앵포르멜’의 시작이다. 당시 한 작가의 추상작업. | 카페 베케생태에 관심이 많은 조경전문가가 카페를 열어 사람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유명한 미술인에게 건물 디자인을 맡기고 자신은 정원을 설계했다. 평범한 동네에 있지만 카페 베케는 지난 몇 년 간 제주여행을 하는 청년들의 핫 플레이스이다. 넓은 정원을 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은 시간을 잊게 해준다. |
수륙양용 버스물과 육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교통수단은 근대 이후 꾸준히 연구되었다. 주로 전쟁에서 필요한 수단이었으나 인명구출, 탐사 등 여러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최근에는 수륙양용 버스가 나와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부여 등 국내외에서 관광객을 운송하고 있다. | 나무 시뮬라크르시뮬라크르는 모방된 이미지로 폄하하는 의미를 가지기도 하나 소비사회에서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이미지를 말하기도 한다. 플라스틱 꽃이 진짜 꽃보다 더 아름다울 수도 있고 북극에 가보지 않고도 사라지는 빙하에 대해 걱정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사진은 소나무로 가장한 가로등. |
반가사유상싯다르타 태자가 생로병사를 고민했다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반가사유상은 인도, 중국 등 불교의 전래 루트를 따라 퍼져갔다. 주로 보살이 오른 발을 왼 무릎 위에 올리고 앉아 깊은 사색에 빠진 모습으로 표현된다. 한국에는 삼국시대에 들어와 미륵보살로 토착화되었다. 나무, 청동으로 제작되어 도금되는 경우도 있다. | 왕관왕관은 권위의 상징이었다. 문화에 따라 가죽이나 천으로 만든 것도 있으나 대부분 금과 귀한 보석이 주를 이룬다. 왕관의 장식도 문화에 따라 다른데, 동물, 십자가, 식물 등이 단순하게 표현된 경우도 있다. 왕이 죽은 후 남겨진 왕관도 있으나 프랑스처럼 혁명이 발발한 후 파괴된 경우도 있다. |
사려니숲 길삼나무숲이 많아 걷기 좋은 길로 유명한 사려니숲 길. 제주의 동쪽 교래리에 있다. 흙길을 걷다보면 쉼터도 있고 야생화도 있고 운이 좋으면 숲을 거닐고 있는 시인도 만날 수 있다. 한 시인은 이 숲에서 이런 시를 짓기도 했다. ‘이제 그만 초록으로 돌아오라고 우리를 부르는 산길...’ | 미디어 광고사람이 붐비는 지하철역에 미디어를 활용한 광고가 넘친다. 일렬로 죽 길게 들어선 스크린에 광고가 펼쳐지는 ‘미디어 월’이 있는가하면 지하철 역 기둥을 두른 다채로운 ‘파노라마 미디어 플랫폼’도 있다. 테크놀로지가 점유한 공간에 인간은 왠지 들러리처럼 느껴진다. |
꿈누구나 꿈을 꾼다. 꿈을 잊기도 하지만 죽을 때까지 꿈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꿈을 잊은 사람에게 한 예술가가 종이에 정갈하게 글을 쓰고 말을 건다. 당신의 꿈은 어디에 있습니까? 여기에서나마 그 꿈을 생각해 보세요. | 청춘카페청춘은 지나간 후에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 때로 친구들과 싸우고, 때로 방랑을 하며 보내버린 시간이지만 그래도 꽃다운 시간이었다. 그 시간을 잊지 말라고 한 카페가 청춘을 내걸었다. 주인장이 청춘을 즐기고 있는지 모르나 그 가치를 아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
예술에는 대가가 필요 없다예술가의 작업은 다양하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도 있고, 몸을 움직이는 예술가도 있다. 패트릭 밈란은 광고판을 이용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이다. Art does not need masters. 예술에는 대가가 필요 없다. 렘브란트, 피카소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가만 예술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도 예술을 할 수 있다. | 눈이 오는 미술관겨울 풍경은 뭐니 뭐니 해도 눈이 오는 풍경이다. 보도블록위에, 나무위에, 차위에 소복소복 쌓인다. 미술관 정원에도 눈이 내린다. 유명 작가의 미술 작품 위로 내리는 흰 눈은 작품의 푸른 색, 노란색 등과 대조를 이루며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그 대조를 보다보면 겨울의 고즈넉함이 점점 더 깊어진다. 뉴욕 MOMA의 조각공원. |
플라스틱 만다라 퍼포먼스여름 해변의 모래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부터 굵은 알갱이 플라스틱까지 다양하게 섞여있다. 한 작가가 시간이 날 때마다 바다에 나가 모래를 채로 치며 플라스틱을 골라오곤 했다. 개인전을 열게 되자 아예 모래 한 박스를 가져다가 매일 플라스틱을 골라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리고 그리는 만다라. 우리는 지구에 잠시 왔다가는 존재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 김병기 작가1916년 평양 갑부 집안에서 태어난 김병기 작가, 아직도 현역이다. 올해 나이는 만으로 104세. 한국 최고령 작가이다. 그가 최근 그림은 여전히 쨍쨍한 선과 색으로 평생 추상미술을 그려온 화가답게 힘이 넘친다. 100세 시대에 예술은 나이 제한을 받지 않고 누구든지 입문할 수 있다. |
물방울 작가1969년 한국은 아직 수돗물도 보편화되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다. 예술에 향한 열정 하나로 한 작가가 고생 끝에 파리에 도착했다. 그는 마구간에 작업실 겸 거처를 마련하고 배고픔을 달래며 예술혼을 불태웠다. 이때 시작한 물방울 그림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파리화단의 주목을 받으며 현지에서 발간된 신문위에 그린 물방울들이 영롱하다. 눈물과 피땀의 결과이다. | 생활 속 거리두기2미터 간격유지. 외국에서는 6피트 간격유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유지해야 하는 간격이다. 한 공연장의 의자들이 거리두기를 위해 좌석의 등받이에 앉을 수 없는 곳을 지정하고 있다. |
바다에게 사과문 쓰기바다에게 사과를? 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던 해양문제가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으려고 쓰던 수많은 마스크로 인해 악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15억 6천만 개가 부적절하게 버려져 바다에 떠다니고 있다고 한다. 한 예술가가 바다에게 사과문을 쓰라고 요청한다. 답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미안하다 바다야. | 말모이 연극 자청비2019년 각 지역의 사투리로 공연하는 연극제 ‘말모이 연극제’가 시작되었다. 지역의 소재를 구수한 어휘로 풀어내고 배우의 맛깔난 연기로 사투리의 정감을 높이는 연극제이다. 한국방언학회의 후원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도 연극팀 세이레가 제주어로 공연한 '자청비'. |
이호 용천수제주도 해안의 지하에서 나오는 물을 용천수라고 한다. 한라산부터 이어진 중산간의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타고 내려오다가 해안가에서 차가운 담수로 나온다. 예로부터 해변이나 바닷가에서 놀다가 용천수로 몸을 헹구고 시원한 물을 받아서 냉국을 해먹기도 했다. 이호해수욕장의 용천수는 인근의 모래가 들어오곤 하지만 여전히 차가운 담수로 사람을 맞는다. | 카페 이호동제주도에는 무수한 카페가 있다. 카페가 들어선 장소도 과수원부터 마을 어귀까지 다양하기 그지없다. 카페 이호동은 이호해수욕장 주차장 인근에 있는 소박한 카페이다. 건물도 소박하고 인테리어도 오랜 고가구와 비싸지 않은 장식으로 친근감을 준다. 이 카페의 압권은 바로 앞에 있는 커다란 야자수이다. 해수욕장 주변에 있을 법한 야자수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
홍건익 가옥서울 서촌은 예로부터 양반과 중인이 많이 살던 마을이다. 필운동의 이 터에는 역관 출신의 개화사상가 고영주 등이 살았으나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중반에 상인 홍건익이 구입하여 근대식 한옥을 지었다. 이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고 단아하게 복원되어 관람객을 맞고 있다. | 나무탑자연이 주는 선물 중에서 나무는 쓸모가 많은 재료이다. 집을 짓기도 하고 가구를 만들 수도 있고, 불쏘시개로 쓸 수도 있다. 한 예술가가 버려진 나무 자투리를 가지고 탑을 쌓았다. 불국사의 세련된 탑 못지않게 마음과 정성이 가득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질서와 무질서를 적절히 섞어서 개성 있는 탑을 만들었다. |
누드상서양미술에서 여성누드는 예술가의 숙련된 기술과 철학을 보여주는 장르였다. 물론 그 예술가는 대부분 남성이었다. 간혹, 그리스, 로마시대나 르네상스 시대에 남성누드도 등장했으나 근대에 들어서 누드는 대부분 여성의 이미지로 축약되곤 했다. 그러나 여성의 인권이 부각되기 시작하자 여성누드에 대한 불편함과 남성적 시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고 지금은 여성누드를 그리는 예술가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 한옥의 밤빌딩과 현대식 건물에 사는 사람들에게 한옥은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이다. 지붕의 곡선과 공간의 여유는 먼 과거의 세계로 이끈다. 한옥에 밤이 내리면 명암이 분명해지면서 고즈넉함은 배가 된다. 멀리 한옥의 불빛이 보이면 왠지 다가가 외치고 싶어진다. ‘주인장 계시오~’ |
인생책방프리랜서로 전향한 전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오유경의 인생책방'은 국회에서 녹화하여 국회방송을 통해 방송된다. 국회의원에서 국회의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출연진이 출연한다. 출연한 국회의원은 본인이 선정한 ‘인생 책’을 시작으로, 자신의 삶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은 언제나 영감의 원천인 듯하다. 사진은 국회의정관에 있는 방송 무대. | 화살표이쪽으로 가시오. 때로 문장보다 단순한 기호가 효율적이다. 화살표는 18세기경 화살 모양을 단순하게 만들면서 방향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유니코드의 하나로 전 세계에서 누구든지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보편적인 기호가 되었고 다양한 변형과 디자인이 등장했다. |
사천왕큰 사찰 입구를 지키고 있는 사천왕. 형상이 특이해서 감히 눈을 마주치기 어려울 정도이다. 원래 불교의 수미산을 지키는 4대 천왕을 표현한 것으로 지국천왕(비파), 증장천왕(칼), 광목천왕(용과 여의주), 다문천왕(보탑)은 괄호안의 물건을 들고 각각 동남서북을 지키고 있다. 원래는 금당 안에 배치되곤 했는데, 중세 이후부턴 절 입구에 좌우 2명씩 배치되곤 한다. | 분청의 맛고려시대의 청자, 조선시대의 백자 사이에서 13세기경 등장한 것이 분청사기이다. 백토를 발라서 그 위에 문양과 무늬를 그리기도 하고, 백토를 솜씨있게 발라서 질감과 색깔을 다양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청자와 백자에 비해 투박하게 보이는 분청의 맛을 먼저 안 사람들은 일본인이다. |
접시꽃중국, 시리아 등 북반구가 원산지인 접시꽃은 꽃 중에서도 유독 키가 높은 꽃이다. 15세기경 유럽으로 건너가 여러 변종이 만들어졌다. 한 시인이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를 발표하여 더 유명해진 꽃이다. 뿌리는 약용으로 사용된다. | 유튜브 스트리밍2005년 등장한 ‘www.youtube.com’. 2006년 구글이 구입한 이후 폭발적으로 사용자가 늘면서 글로벌 매체가 되었다. 이 매체에서 자신의 컨텐츠를 소개하는 ‘유튜버’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고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이 묶인 사람들을 연결하는 ‘온택트’ 시대를 이끌고 있다. 강의, 학회, 포럼, 좌담회 등이 유튜브에서 넘치는 시대이다. |
자연예술인간이 만든 것들은 언젠가 쓰레기가 된다. 예술도 그런 길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자연이 주는 것을 최소한으로 가공해서 예술을 하는 작가들도 있다. 이름 하여 자연예술. 뿌리가 드러난 바닥에 나뭇잎을 배치해서 만든 작업은 비바람이 불면 곧 사라지고 사진으로만 그 예술을 감상하게 된다. | 굴비냉장시설이 변변치 않던 시절, 해산물을 염장하곤 했다. 조기를 잡아 소금에 절여 말려서 구우면 그 맛이 일품이었다. 법성포에 귀양 온 한 신하가 왕에게 말린 조기를 선물로 보내며 ‘굴비’라고 했다고 한다. 선물은 보내나 자신의 뜻을 굽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하다는 의미였다. |
가을 한강공원가을이 깊어갈수록 하늘의 푸른색도 깊어간다.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의 한강은 예전처럼 도도히 흐르지만, 새로 찾아온 가을을 만끽하며 그 속으로 질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자전거 페달을 신나게 밟으며, 더 빨리, 더 신나게 이 암울한 시간을 떨쳐 버리려 질주한다. | 비치코밍beachcombing은 19세기 유럽인들이 바닷가를 뒤지며 난파선에서 나온 물건 등을 찾던 행위를 말하던 용어였다. 쓸모 있는 것을 찾는 행위는 지금도 계속된다. 플라스틱이 해양을 오염시키자 해변의 모래에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축적되고 있다. 모래 속에서 그런 알갱이들을 찾아서 해변을 청소하는 이들도 있다. |
플라스틱 뚜껑 모으기쓰레기는 줄어들 줄 모르고 쓰레기 처리장을 거부하는 곳이 늘면서 분리수거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다. 한때 페트병과 같이 버려지던 플라스틱 뚜껑도 따로 분리되어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한 주민자치센터에 예쁘게 준비된 모음함. | 낯선 가을풍경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가 따뜻해지면 식물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고 착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뭇잎은 떨어지고 한참 열매가 익어가고 있는 가을인데도 꽃을 피우는 나무들이 있다. 한쪽 가지에는 열매를 품고 다른 가지에는 꽃을 피우는 나무. 기후변화로 초래된 시간의 착각에 미안해진다. |
요지연도과거 궁중에서 경사가 있을 때 사용되는 병풍에 나타나는 그림이다. 중국의 신화를 이미지화 한 것으로 만물을 소생시키는 서왕모가 주나라 목왕을 초대하여 연회를 배푸는 장면을 담고 있다. 아름다운 연못 요지를 배경으로 벌어진 잔치에 노자, 이철괴 등 여러 신선이 오는 모습이다. | 호작도호작도는 중국에서 온 도상으로 호랑이와 까치가 어울린 그림을 말한다. 호랑이는 힘이 센 인간을, 까치는 보통 사람을 상징한다. 종종 호랑이가 까치에게 혼나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은 탐관오리를 벌하는 풍자, 또는 나쁜 액을 막는 목적에서이다. |
인동겨울을 나는 풀이라서 인동이라 불린다. 이 넝쿨 식물이 여름에 피우는 꽃을 따서 빨아먹으면 달콤한 맛이 난다. 잎과 꽃을 말려서 한약재로 쓰이기도 한다. 동아시아가 원산지이나 이미 백 년 전에 미주지역으로 수출되어 정원식물로 선호된다. 먼 곳까지 가서 꽃을 피워서인지 꽃말은 ‘사랑의 인연’이다. | 큰천남성잎이 크고 세 갈래로 나뉘어 있는 이 식물은 큰천남성으로 습도가 높은 그늘에서 산다. 주로 서해안에서 남해안 등에 살고 있다. 조선시대 사약에 들어가는 재료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소량으로 한약에 사용하기도 한다. |
토끼귀가 길고 큰 토끼는 앙증맞은 모습으로 사람 곁에서 산지 오래되었다. 일제 강점기에 수입되었다는 설도 있다. 집에서 기르기도 하고, 야외에서 야생으로 살기도 하는데, 집토끼는 산토끼와 달리 야생에 살게 되어도 사람이 다가가면 유순하게 풀만 뜯는다. | 마스크 쓰세요바이러스가 무자비하게 퍼질 때 마스크는 요긴한 도구 이상의 역할을 한다. 쓰고 있으면 바이러스를 막아주기도 하지만 쓰고 있는 것만 보아도 마음이 위로받는다. 그래서 돌하르방까지도 마스크를 쓰게 되는 시절이다. |
삶의 의지생명이 있는 것들의 운명은 그 생명을 다할 때까지 사는 것이다. 계속 살아가야 하는 운명은 인간의 것만이 아니다. 나무도 살아간다. 흙 위에 태어나지 못하고 바위에서 씨앗을 피우더라도 악착같이 그 바위에서 버틴다. 그러니 그 나무의 몸통은 흙 위의 것보다 더 단단할 수밖에 없다. | LED 화환1962년 미국의 GE가 개발한 발광 다이오드가 시간이 흐르면서 오늘날 조명에 흔히 쓰이는 LED가 되었다. 간단한 구조에 대량생산이 쉬워지자 온갖 사물에 응용된다. 소형 선풍기에 극적인 효과를 주려고 LED를 첨가했는데, 한 예술가가 그 LED 선풍기를 모아서 화환을 만들었다. 밤에도 환하게 돌아가는 인공화환이다. |
파도의 기하학자연에는 에너지가 흐른다. 파도가 밀려올 때 파도의 움직임에 힘이 실려 에너지의 흔적을 남긴다. 파도가 밀려온 후 다시 물이 빠지기를 반복하며 파도 아래의 모래에 문양을 만들어 가는데, 종종 대칭적이며, 규칙적인 문양을 남긴다. 바람의 세기와 물때에 따라서 남기는 문양도 달라진다. | 작은 음악회음악회가 처음부터 큰 규모로 열린 것은 아니었다. 서양에서는 17세기 말 지식인이나 귀족들이 모인 곳이나 연주자의 집에서 소규모 음악회가 열리곤 하다가, 인기에 힘입어 서서히 그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정원, 과수원, 마당 등 사람이 모일만한 곳이면 열 수 있는 작은 음악회는 지금도 계속된다. |
연꽃물이 많은 흙에서 사는 연은 7, 8월에 꽃은 피울 때가 가장 아름답다. 씨가 딱딱하여 싹을 피우는데 오래 걸린다. 지난 2009년 고려시대의 연씨가 발견되었고, 이를 심었더니 기적적으로 꽃이 피었다. 700년 된 씨앗이 꽃을 피운 것이다. 꽃의 하단은 백색, 중단은 선홍색, 상단은 홍색으로 사진에서 보는 현대의 연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 길거리 감성-고양이매일 입는 옷에 패션을 가미하는 것만큼 일상적인 예술이 없다. ‘골스튜디오(Goal Studio)‘는 서울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이다. ‘MADCATTOS FC’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고양이의 생존감각에서 영감을 얻은 골스튜디오가 한 디자이너와 같이 협업으로 개발한 컬렉션 라인이다. 소위 요즘 말하는 길거리 감성과 고양이라는 길거리 동물이 결합되어 패션으로 나온 것이다. 사진은 홍보간판. |
봉은사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주지를 지냈다고 알려진 봉은사 터는 신라시대부터 절 자리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강남이 개발되면서도 이 터와 사찰은 살아남았다. 코엑스, 주상복합 건물 등, 높은 고층건물에 에워싸여 있으면서도 넓게 수평으로 펼쳐진 건물들은 천년 사찰의 위엄을 보여준다. | 생기발랄한 가게들낡은 건물과 동네를 재생할 것. 근대를 거쳐 간 지역이라면 최고의 고민이다. 제주 동문시장 입구의 한 낡은 건물에 청년몰을 만들어 젊은 장사꾼이 넘치는 동네를 만들겠다는 사업 ‘생기발랄’이 들어섰다. 갈치조림부터 대만식 샌드위치까지 갖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코트처럼 운영된다. 부디 생기발랄한 미래가 되길. |
이끼정원이끼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이라고 한다. 이끼를 정원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일본으로 덥고 습한 지역에 잘 자라는 이끼가 일본의 사찰을 중심으로 관리되면서 정원문화에 들어갔다. 지금은 전 세계의 실내외 정원에 사용되는데, 한 때 야생 이끼 채취로 이어지기도 했으나 자라는데 15년 이상 소요된다는 연구덕분에 금지되고 있다. 대신에 이끼를 기르는 사업이 활황이다. | 후룩스꽃가게에 가면 ‘후룩스’라고 불리는 꽃이 있다. phlox라는 영어명이 한국어로 변한 것이다. 원래 북미가 원산지이나 18세기 유럽으로 수출되었고 서양의 정원에 흔한 식물이 되었다. 현재 67개의 다양한 형태가 있다. 푸른색부터 다홍색, 흰색, 혼성된 색까지 다양한 꽃이 피며 주로 7월부터 9월까지가 제철이다. |
개망초꽃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들녘을 채운 야생화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개망초꽃이다. 줄기는 길고 맨 위에 소담스러운 흰 꽃이나 연한 자줏빛 꽃이 피는 데, 들판에 무리를 지어 피기 때문인지 미국에서는 흑인들을, 한국에서는 민초들을 연상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꽃이 피기 전에 나물로 먹을 수도 있고 약초로 쓰이기도 한다. | 한강공원 야외극장한강 반포대교 인근의 세빛섬 옆 야외에 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되어 야외 영화관 겸 미디어아트갤러리 역할을 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이곳에서 영화 시사회, 영화제 등이 열리고 있는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무료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 서울의 야경을 배경으로 자연과 함께 숨 쉬는 문화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
서울도보관광종로 등 유서 깊은 동네의 길을 걷다보면 이런 사인이 길 바닥에 보인다. 서울시에서 개발한 관광코스로 문화관광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도보로 탐방할 수 있다. 창덕궁 등 주요 궁부터 청계천까지 29개의 코스로 4개 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며 개인, 단체 등 예약이 필수다. | 원서동의 근대 흔적창덕궁 바로 서쪽 동네로 조선시대에는 궁과 관련된 일을 하는 나인, 중인, 하인이 살던 동네이다. 일제 강점기에 창경궁 서쪽에 있다고 해서 원서동이라고 명명했다. 이후 근대식 건물이 들어왔고 지금도 당시의 집들이 남아있어서 고즈넉한 근대 풍경을 보여준다. |
창덕궁 금호문궁에 담벼락을 두르면서 만든 문은 저마다 기능이 있었다. 창덕궁 금호문은 조정 관원들이 출입하는 문으로 솟을 대문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인조반정이 일어나자 반정군들이 궁에 들어갈 때 사용한 문이 바로 금호문이다. 지금은 관광객이 드나드는 문이다. | 계동 풍경계동은 조선시대에 의료기관 제생원이 있어서 제생동이라 불리다 지금은 계동이 되었다. 주민들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근대 서울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데, 정치인 여운형부터 예술가 배렴까지 많은 인물들이 이곳에 살았다. 아직도 당시에 지은 나지막한 집과 한옥들이 남아있어서 과거 속으로 들어온 느낌을 준다. |
춘곡 고희동 가옥근대 문명이 들어오던 1900년대, 한국인 최초로 일본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사람이 바로 고희동이다. 귀국 후 국내 문화계의 리더로 활동했으며 해방 후에는 미술계를 넘어 정치계에도 들어갔다. 일제 강점기 원서동에 직접 설계해서 짓고 살던 그의 집은 문화재가 되었다. | 공주 제민천 도시재생어느 도시에나 1970-80년대 번성했던 원도심이 있고, 그 주위에 아파트가 들어선 신도시가 있다. 오래된 도시 공주에도 원도심이 있는데, 주로 물이 조금 흐르는 제민천 인근이다. 오래된 집과 건물에 알록달록한 색이 입혀지고 카페, 게스트하우스, 문화공간이 들어서고, 밤에는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어느 도시에나 일어나는 원도심 재생의 모습이다. |
서천상회최근 공주의 원도심에 들어선 서천상회는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가게 이름을 딴 카페이다. 1층에는 카페 서천상회, 지하에는 전시장 쉬갈다방을 두고 오래된 것과 새것을 섞어서 매력적인 장소가 되었다. 사람들은 예전에 있었던 가게의 ‘서천상회’라는 명칭을 이제는 전시장과 카페 이름으로 부른다. 이름은 그렇게 바뀐다. | 자연을 담은 바구니한 작가가 자연이 좋아서 아침마다 동네 인근 숲을 산책한다. 그리고 산책중 발견한 고사리, 나뭇잎을 몇 개 따와서 감상하다가 예술작품으로 만들기로 마음먹는다. 판화를 좋아하는 그 작가는 잎들의 흔적을 종이에 담고, 오래전 어머니와 할머니가 소중한 것을 바구니에 담았던 것처럼 바구니 속을 채웠다. |
토끼풀풀밭을 걷다보면 토끼풀 몇 덩어리가 보이지 않는 곳이 없다. 평지나 산자락 등에서 왕성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기 때문이다. 3개의 잎에 흰색 꽃을 피우고, 옆으로 뻗어가며 평지를 덮는 겸손함이 매력적이다. 토끼풀밭에서 아주 드물게 4개, 5개 잎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래서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면 행운을 가져온다는 신화가 나왔다. 이 신화는 19세기에 서양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 장미의 계절장미는 가시달린 줄기에 빨간색부터 흰색까지 매력적인 꽃을 피운다. 은은하면서도 강렬함을 잃지 않는 향은 가장 큰 매력이다. 3천 5백만 년 전 화석으로도 발견된 장미는 인간이 좋아하는 꽃이 되었고 5천 년 전 중국의 정원에서 대량으로 키워지곤 했다. 로마제국부터 대영제국까지 번영한 나라에서 인기를 누렸고 계속 개량되어 현재 150여 가지 장미가 있는데, 인간의 선택을 받은 식물의 삶을 잘 보여준다. |
조선의 선비들유교국가 조선에서 공부하는 선비는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운명이어서, 과거에 붙지 못한 시골 선비들의 삶은 ‘음풍농월’하며 사는 것이었다. 그러다 생계가 여의치 않으면 짚신과 돗자리를 만들어 팔며 먹고 살았다고 한다. 1891년 한 외국인이 찍은 조선의 시골 선비들. | 한양의 거리100여 년 전 한양에 온 외국인들은 사람들의 옷이 대부분 하얗다는 점과 느릿느릿 걷는 모습에 놀라곤 했다고 한다. 이 시대에 사람들이 느릿느릿 걸은 이유는, 빨리 걷는 사람은 양반이 아니라 하인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한 외국인이 찍은 1910년경 한양의 상가와 행인들. |
아이스케키한국의 근대는 새로운 물건, 새로운 지식, 새로운 맛까지 서양의 문화라면 거의 모든 것을 수용했다. 1951년 부산의 아이스케키 가게 월성당의 모습. 옅은 푸른 색 바탕의 간판에 붉은 글씨로 강렬하게 쓴 아이쓰케키, 아이쓰크림이란 단어와 한자, 한글 단어들의 변화와 수용의 한국을 보여준다. | 서당풍경우리나라는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며 마을마다 서당이 하나씩 생겨났다. 일종의 사설학원으로 교육에 열의를 가진 지식인부터 생계를 위해 가르치는 선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서당을 열어 코흘리개 아이들에게 예와 지를 가르치곤 했다. 사진은 대한제국 시대인 1900년대 서당의 모습을 소개하는 일본엽서. |
계동의 흑백사진관대중문화 연구가들에 의하면 과거의 향수를 가져다 소비하는 주기가 20년이라고 한다. 그러니 지금 유행하는 것이 앞으로 20년 정도가 지나면 또 나타날지도 모른다. 복고풍, 또는 레트로라고 불리는 이런 유행은 옷이나, 인테리어, 음악 등 다각도로 등장한다. 최근에는 구닥다리로 여겨졌던 흑백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다. 계동의 흑백전문 사진관. | 운현궁 양관종로의 운현궁은 흥선대원군의 사저였다. 일본은 1907년 일부 건물을 헐고 흥선대원군의 손자 이준용을 위해 아르누보 양식의 서양식 건물을 지어준다.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근대 건축의 하나이다. 이 집 때문인지 고종의 경쟁자였던 그는 을사조약 이후 친일로 변한다. 1917년 사망하자 이 집은 의친왕의 차남 소유가 되었고 해방 후 덕성학원이 구입하여 현재 평생교육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
이당 김은호의 낙청헌1910년대 조선서화미술회 강습소에서 동양화를 공부한 김은호는 순종의 초상화를 그리며 명성을 얻었고 일본의 미술과 접목하며 채색화를 발전시켰다. 그 때문에 친일파라는 말도 들었으나 묵묵히 제자를 길러냈으며, 운보 김기창은 그의 대표적인 제자이다. 사진은 그가 거주하며 제자를 가르친 '낙청헌'의 모습. 당시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 위창 오세창의 집터문명의 세찬 바람이 느껴지는 곳이다. 이 곳은 한때 오세창이 탑골공원이 잘 보이는 돈의동 집에 살며 '탑원'이라고 불렸다. 바로 앞에 물길과 수풀이 우거진 이 집에서 같이 술을 마시던 친구 이당 안중식은 '탑원도소회지도'(1912)를 그리기도 했다. 그림 속의 풍경은 마치 무릉도원에서 유유자적하는 모습이지만, 지금은 편의점이나 마라탕집 등이 가득한 종로3가역 상권이 되었다. |
상아코끼리 등 거대한 동물의 치아의 일부인 상아는 유백색의 단단함과 특이한 형태 때문에 고대부터 귀한 자원이었다. 귀한 선물로 거래되며 정교한 예술품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고 원래 형태 그대로 장식으로 사용되곤 했다. 그래서 동물남획이 심해졌고 지금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코끼리 상아거래는 불법이 되었다. 권위의 장식으로 사용된 상아. | 백일홍자신의 생명의 은인인 남자가 전쟁터에 나가자 100일 동안 기다리다 남자의 죽음을 알고 자결한 한 여성의 무덤에서 피어났다는 백일홍은 백일의 안타까운 기다림과 슬픔을 담고 있다. 미주 대륙의 야생화였던 백일홍이 한국에 들어온 것은 18세기 경으로 안타까운 사랑과 죽음만큼 강렬하게 화단을 밝힌다. |
고무나무 액 추출식물이 주는 혜택은 무궁무진하다. 그중에서도 파라고무나무는 나무에 상처를 내면 액을 배출하는 데 그 재료로 고무를 만들 수 있다. 그렇게 얻는 천연고무는 라텍스 침대부터 자동차 바퀴까지 다양한 제품의 재료로 쓰인다. 아낌없이 주는 고무나무에서 유액을 받는 모습. | 향 태우기식물이나 광물 재료로 만든 향을 태워서 향을 내는 방식은 오래전 고대문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중국은 신석기시대로 거슬러 가는데, 종교의식이나 제사 등에 사용되기도 하고 명상이나 치료에 활용되기도 한다. 향을 태우는 향로의 크기는 그 의식의 중요도에 비례해 커진다. 사진은 베트남의 향로. |
스타의 손자국2 킬로미터가 넘는 ‘명예의 길’은 로스앤젤레스의 명물 중 하나다. 유명 배우, 가수 등의 손자국과 발자국이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2천 6백 명이 넘는 스타들의 흔적을 길 위에 담고 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도 TV 리얼리티 쇼를 흥행시키며 2007년 이름을 올렸는데, 2018년 누군가에 의해 파괴되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 베니스 모방라스베이거스의 매력은 원본을 모방한 문화를 집결한 테마파크 같은 점이다. 19세기 파리의 길을 모방한 쇼핑몰이 있는가하면, 중국풍의 쇼핑몰도 있다. 그중에서도 베니스 호텔의 그랜드 카날 몰은 곤돌라가 수로를 타고 이동하며 베니스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라스베이거스에 가면 벨라지오 호텔 앞에서 펼쳐지는 분수쇼를 꼭 봐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름다운 음악, 정교한 조명에 따라 물이 춤을 추는 데, 안드레아 보첼리의 ‘Time to Say Goodbye’에 따라 분수가 움직이면 입체적인 드라마가 펼쳐지는 듯하다. 보첼리말고도 엘튼 존 등 다른 뮤지션들의 음악도 나온다. | 댄 플래빈 연구소, 뉴욕예술가들이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알게 되면 미소가 나올 때가 있다. 댄 플래빈은 1960년대 형광등에서 영감을 얻은 후 생을 마감할 때까지 빛을 사용한 작가이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1983년 뉴욕 브리지햄튼의 작은 집을 사들여 집 전체에 빛 설치 작업을 했는데, 바로 댄 플래빈 연구소이다. 사실 이 장소는 연구소보다는 전시장에 가깝다. |
신발직립보행을 하기 시작한 인간에게 필요한 물건 중에 신발만한 것이 없었다. 지역과 기후에 따라 여러 가지 재질로 만든 신발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남성, 여성 등 성별로 디자인을 달리하며 진화하기도 했다. 오늘날은 브랜드 제품이나 장인이 만든 신발을 높이 사는 시대이기는 하나 창의적인 신발도 간혹 시선을 끈다. | 코끼리 우상태국에서 코끼리는 국가를 대표하는 동물이자 왕실을 상징하기도 한다. 소승불교를 믿는 태국에서 불교에 전해지는 이야기가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석가모니의 어머니는 태중에 아이를 가졌을 때 흰 코끼리가 가지고 온 연꽃을 받는 꿈을 꾸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흰색 코끼리는 불교에서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
조약돌 바닥강이나 바다가 있는 지역에 흔히 보이는 조약돌로 바닥을 장식하는 문화는 기원전 7세기경 소아시아와 지중해 동쪽지역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점차 색이 다른 것들을 분류해 정교한 문양을 만들기도 하고 솜씨가 좋은 장인은 신화의 장면을 표현하기도 했다. 사진은 상하이의 길에 사용된 조약돌 바닥 | 도장의 예술소유와 권리, 그리고 권위를 인정하는 기호로서 인장만한 것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도장 문화가 발달한 것은 고려시대인데, 나무, 돌부터 금속까지 다양한 재료가 도장에 사용되었다. 중국, 더 멀리 아라비아에서 들어온 도장 문화 때문에 단순히 편지를 봉하는 용도로 미로 같은 추상 문양을 새기기도 한다. 사진은 추상적인 문양을 담은 고려시대 도장들. |
그 섬에 가고 싶다소설 ‘그 섬에 가고 싶다(1991, 임철우 저)’는 6.25 당시 남해의 섬을 배경으로 정치적 이념이 충돌하는 한 마을의 모습을 그렸고 이후 영화로 만들어져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이 제목은 아련한 동경과 다가가지 못하는 이상향에 대한 좌절감을 표현하며 종종 회자된다. 수평선 멀리 섬이 보일 때 문뜩 떠오르는 구절이다. | 강아지미국작가 제프 쿤스가 강아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화이트 테리어(1991)’이다. 이 종은 스코틀랜드에서 인기를 끌다 전 세계로 확산된 애완견으로, 인간의 충실한 벗으로 살다 가곤한다. 그런 애호가의 사랑과 화이트 테리어의 사랑스러움을 인공화단과 조각상으로 표현했다. 애견인의 마음을 울린 작업 덕분인지 쿤스는 2000년대 들어 미국에서 최고 수익을 올리는 예술가가 되었다. |
기념비 의자인간은 전쟁을 일으켰다가 승리와 패배의 쓴 잔을 마시고, 그 전쟁에서 죽은 자를 위해 기념비를 만들어 후대를 위해 용맹하게 전사했다고 추모한다. 사진은 2차 세계대전에 참가했다 사망한 호주의 특수군을 위한 기념비로 특이하게 누구나 앉을 수 있는 의자로도 기능한다. | 이국적 풍경화이 그림은 유젠 폰 게라르(Eugene von Guerard, 1811-1901)가 그린 뉴질랜드 남섬의 풍경화이다. 화가 유젠 폰 게라르는 비엔나에서 태어나 독일 낭만주의 화법을 배우고 호주, 뉴질랜드에서 활동하다 런던에서 사망했다. 그는 생전 제국주의 시대 미지의 세상을 여행하며 그림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남반구의 이국적인 섬의 모습에 반한 유럽출신의 예술가의 시선이 느껴진다. |
베니스 광장이 그림은 안토니오 카날레토(Antonio Canaletto, 1697-1868)가 그린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으로 1740년대 붐비던 모습을 보여준다. 2000년대 들어서도 산마르코 광장은 성수기에 관광객으로 넘치곤 했다. 2020년, 이 유서 깊은 장소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피해가지 못하고 사람이 없는 적막한 곳으로 변했다. | 책 읽는 지하철경전철 우이신설선은 광고가 없다. 대신에 도서관과 미술관처럼 실내를 래핑해서 인테리어를 만들어 책을 읽고 그림을 감상하도록 유도한다. 기관사가 없이 무인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불안감을 없애려는 시도인 듯하다. 대신에 수백 대의 CCTV로 감시하는 종합관제실이 아름다운 도서관 뒤에서 운영되고 있다. |
장식장물건은 늘 사람 근처에서 맴돈다. 거실이나 사무실, 식당 등 사람이 들어가는 공간에는 그 공간의 주인이 남긴 물건이 있다. 장식장은 그중에서도 귀한 물건들을 모아두는 곳으로 주인의 생각과 취향을 보여준다. 사진은 일본술, 한국술 등 술병이 즐비한 이 장식장. 주인이 술이라면 언제든지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 다과상카페문화가 발달하면서 전통 다과 문화도 덩달아 발전하고 있다. 달콤한 먹거리와 주인의 열정이 담긴 차를 받아보면 오래전 정승 집에서 대접받았을 것 같은 멋과 맛이 넘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폐 한 장으로 얻을 수 있는 고급문화이다. |
생존의 기록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줄 안다는 것은 인간의 삶에 있어 큰 도구이다. 김성환 화백은 1950년 6.25가 발발한 후 서울과 개성의 피난시절을 그림으로 남겼다. 그중 하나는 고모가 운영하던 개성 진골여관에서 인민군이 오면 1차, 2차로 피난하던 동선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이는 후에 ‘고바우 영감’ 캐릭터를 만든 밑거름이 되었다. | 정원의 파편영국 작가 코넬리아 파커는 친구 집이나 동네 벼룩시장에서 정원에 관련된 물건들을 구해왔다. 그리고 정원의 움막 안에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영국 군대의 도움으로 그 움막을 폭파시킨다. 사방으로 물건의 파편이 튀어나간 후 다시 그 파편을 모으고, 하나하나 줄에 매달아 설치 작업을 만들었다. 만들고 버리고 부수고 다시 살리는 과정에 사물을 대하는 사람의 본성을 담아낸다. |
상업용 건물 속의 시드니 뮤지엄‘역사는 승자의 것이다‘라고 말한다. 시드니 뮤지엄은 영국에서 온 첫 주지사의 관사 터에 설립되었다. 그 터에서 발굴한 건물의 잔해들을 세우고, 원주민과의 접촉, 갈등, 동화를 보여주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런데 이 뮤지엄은 상업용으로 62층에 달하는 고밀도 개발의 일부이다. 금싸라기 같은 땅을 활용하면서 역사도 지키려는 호주식 개발을 보여준다. | 병풍병풍은 오래전 중국에서 시작되어 서화가 담긴 틀을 여러 개 연결한 연병풍으로 진화해 나갔다. 사군자, 민화, 실경, 문자도 등 병풍에 들어가는 그림도 다양하고, 병풍이 사용될 장소에 따라 크기도 다양하다. 기독교 신자들을 위해 병풍에 성경의 주요 장면과 구절이 담기기도 했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만족할 것이다’와 같은 구절들이다. |
박수근의 그림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박수근이라는 이름은 한번 들어봤을 것이다. 대표적인 한국의 작가인 그는 작품성도 뛰어나지만 가난을 극복하고 독학으로 미술을 배워 성공한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사망한 지 오래지만 그의 전설은 작품의 상품 가치를 더 높이고 급기야는 위작, 모작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그림감상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한 갤러리에 모인 박수근의 작품들. | 여왕의 그림자과거만 못하지만 영국이 주도한 영연방은 지금도 전 세계 수십 개의 국가들이 참여하는 공동체이다. 그래서인지 영연방의 주요 국가인 호주에는 영국 여왕의 흔적이 많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986년 시드니 시민들에게 내용을 감춘 편지를 한 통 썼는데 2085년에 개봉하라는 당부를 남겼고 시드니는 지금도 이 편지를 소중히 보관하며 2085년을 기다리고 있다. |
산호초와 기차어떤 나라에서는 차보다 기차를 애용하는 것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고, 어떤 나라에서는 자연을 아끼는 방법일 수 있다. 바다가 많은 호주에서 아름다운 바닷속을 보여주며 그 환경을 보호해달라고 홍보한다. 물론 기차를 타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 강박증불안 때문에 어떤 행동이나 사고를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강박증’이라고 한다. 어릴 적 트라우마, 유전자 등으로 인해 뇌의 일부 기능이 보통 사람보다 더 활성화 되거나 덜 활성화될 때 나온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성인 50명 중의 1명은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 현대인의 삶이 보편화 되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는지 한 미술관 전시의 제목도 ‘강박’이다. |
상품세일자본주의 시대에서 물건을 싸게 사는 즐거움은 적지 않은 쾌감 중의 하나이다. 간혹 보너스나 선물과 같은 것도 들어오기는 하지만, 모두가 그런 혜택을 입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세일하는 가게에서 필요했던 물건을 싸게 사고 오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기쁨을 도구로 삼는 상술도 있다. 가게의 모든 물건이 세일 중이라고 홍보하는 한 가게. | 상생상회안국동의 상생상회는 서울시가 지역특산물과 콘텐츠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가게이다. 말 그대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가게를 지향한다. 2018년 문을 열고 각 지방에서 나는 미역, 차 등을 팔고 있다. 그래서 진열대의 상품소개에는 경북 울진, 충북 증평, 경기 포천 등의 지명을 꼭 밝히고 있다. |
우리는 평화를 원해요선무는 탈북 작가이다. 그러나 그의 본명은 아니다. 그림을 잘 그려서 남한에서 화가가 되었지만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면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예명을 쓴다. 그의 그림에는 그가 바라는 평화로운 세상과 아직 평화롭지 못한 현실이 교차한다. ‘우리는 평화를 원해요’ | 어떤 운동화이한열이라는 이름은 우리 나라의 민주화 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을 가리킨다. 어린 나이에 스러져간 그의 젊음과 열정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그가 쓰러진 현장에 남긴 운동화 한 켤레, 그 낡은 운동화를 복원하여 그의 정신을 기린다. 이한열기념관 소장품. |
손이 닿는 데까지갈색 종이위에 거친 선이 그어져 있고 가운데는 비어있다. 대충 그린 선들만 보면 아리송한데, 사실 이 선들은 작가가 종이를 벽에 붙이고 한 가운데에 서서 손에 펜을 들고 몸 주의의 공간에 그린 것이다. 그러니 빈 곳은 작가가 서있던 장소. 신체와 인식의 한계를 다룬 작업이다. | 미디어 파사드, DDP미디어 아트가 점점 진화하고 있다. 폐쇄된 공간에서 인간의 감각을 통제하는 몰입형이 있는가하면, 오래된 또는 새로운 건물의 외벽에 특이한 이미지를 투사하는 파사드형도 있다. 지난 연말연시에 DDP를 장식한 레픽 아나돌의 작품은 인공지능을 거친 이미지들을 대형 건물의 곡선을 따라 투사한 것으로 SNS의 인기 아이템이 되었었다. |
펭수 광고EBS가 만든 캐릭터 펭수가 도처에 출몰한다. 남극출신으로 스위스를 거쳐 인천항으로 한국에 들어온 펭수는 세계적인 스타를 꿈꾸는 10세의 자이언트 펭귄이다. 특유의 고집스런 감수성으로 ‘얼마 버세요?’라거나 ‘이거 사세요’라고 불쑥 들이미는 태도에 팬덤이 커져만 간다. 동네 화장품 가게에 등장한 화장품 광고에 나온 펭수. | 우연한 색의 조화땅의 주인이 다르고 건물 주인이 다르니 건물의 색도 다를 수밖에 없다. 어쩌다 한 동네 건물을 보니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원색에 다채로운 색을 갖추었다. 우연의 힘일까? 아니면 이웃을 의식하다보니 나온 결과일까? 어쨌거나 동네는 환해졌다. |
얼음의 꿈물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차가운 날씨와 만나 고드름이 생긴다. 분수에서 뿜어나는 물줄기는 중력을 이기지 못해 밑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얼음을 만들기가 어렵다. 바닥부터 차곡차곡 조금씩 쌓이는 얼음은 중력과 반대로 높아지기 때문에 고통스럽게 만들어진다. 그 고통만큼 높이 솟은 분수대의 얼음은 감동적이다. | 인테리어용 자동차다양한 카페가 등장하면서 카페 인테리어는 중요한 언어가 되었다. 제주도 선흘의 한 카페는 숲속에 있다. 유리와 철골이 만든 공간에 들어선 자동차에 나무가 자란다. 자연의 숨소리와 인공물의 자존심이 만나 강하면서도 약한 감성을 자극한다. |
할머니의 그림공부할 기회도 갖지 못하고 삶에 치여 팔순을 맞은 할머니. 그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살아온 날들을 그리라고 했더니 마치 유치원 학생의 그림처럼 천진난만한 그림을 그린다. 처음 그리기 때문일까, 아니면 나이를 먹으며 어린이의 감성을 회복했기 때문일까? | 칡넝쿨로 만든 예술신혜선 작가는 패션을 공부했다. 기존의 패션을 넘어 창작을 꿈꾸는 그는 강원도에서 제주도로 공수한 거대한 칡넝쿨에 천과 플라스틱관을 연결해서 거대한 설치작업을 선보였다. 선이 만들어가는 형태는 마치 서로 다른 인간들이 맺어가는 인연의 끈을 닮아있다. |
뜨개질로 지키는 바다기후변화로 피해를 입는 것들이 많지만, 바다 속 생태계도 그 중 하나이다. 산호가 죽고 생물이 사라지는 현실을 슬퍼하는 작가가 사람들을 모아 뜨개질로 바다의 생명체들을 재현하고 있다. 알록달록 오색을 입은 뜨개 형상들을 보여주며 사라지는 바다 속 생명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 상처누군가의 마음에 준 상처는 보이지 않는다. 간혹 우울증이나 자살처럼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올 때야 그 사람의 상처를 알 수 있다. 나무에 준 상처는 상처의 깊이만큼 커진다. 상처에 병균이 들어오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기형으로 커지기도 한다. 그래도 살아남는 나무를 보면 생명의 힘을 배우게 된다. |
키덜트 감성어른이지만 어린 아이의 감성을 가진 사람들을 ‘키덜트’라고 부른다. ‘키드’와 ‘어덜트’가 합쳐진 말이다. 패션은 물론이고 예술에도 키덜트 감성이 등장한다. 예쁜 인형과 저금통 등 아이들의 문화에서 소재를 찾아 꿈을 찾는 어른을 위해 작가가 헌정한 그림들이다. | 겨울의 개나리꽃지구의 기온이 이상해지면서 제주도의 겨울은 꽃이 질 줄 모른다. 동백꽃은 흔하고 수선화는 제철을 맞았는데 개나리까지 피고 있다. 봄이 일찍 오는 것인지, 아니면 봄이 길어지는 것인지 모르지만 꽃이 만발한 제주가 아열대로 변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
신명나는 춤오랜 전통이 있는 곳이라면 사람이 모여 행사를 열고, 흥이 나면 춤을 추는 문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타난다. 때로 종교적인 목적을 띄기도 하고 제의를 위해 절도 있는 형식을 취하기도 하지만 참여한 사람들이 자발적이며 즉흥적으로 덩실덩실 추는 춤만 한 것이 없다. 굿을 현대식으로 해석한 공연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 | 시멘트 위에 그리는 꽃돌을 이어 벽을 만드는 일은 고된 일이다. 시멘트가 보편화 되면서 미장이가 나왔고 미장이는 단지 돌을 잇는 작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쁘게 마감하는 것에도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것도 쉬워지자, 여백에 가녀린 꽃 한 줄기를 가늘게 그려 넣곤 했다. 아름다움을 아는 인간의 힘이다. |
크리스마스 트리의 일상화교회의 축제였던 크리스마스가 일상의 축제로 변하면서 크리스마스 트리도 점점 창의적으로 변하고 있다. 살아있는 나무를 쓰지 않게 되고 비싼 장식품도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물건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는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장치가 되곤 한다. | 바람과 돌의 미학집이 만들어지고, 벽이 설치되면 바람이 차단된다. 한 건축가가 바람친화적인 벽을 만들어 언제든지 바람이 들어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무형의 바람이 실내에서 만나는 것은 단단한 돌. 무형의 물질과 고체 물질이 만나 ‘바람 미술관’을 만든다. 비오토피아의 화룡점정인 '풍 미술관'. 이타미 준의 작품. |
기하학과 광학의 만남공간을 수리적으로 연구하는 기하학과 빛의 현상을 연구하는 광학이 만나서 빛의 기하학적 성질을 연구하는 기하광학이 나온다. 한 건축가가 건물에 기하학적 창을 통해 빛이 투과되며 나오는 형태를 삽입했다. 해의 위치에 따라, 날씨에 따라, 그리고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데, 운이 좋으면 심장과 사랑을 의미하는 하트를 볼 수 있다. 이타미 준의 작품 | 최소의 행위20세기 들어 예술이 어느 순간 거의 아무것도 안하는 최소주의를 지향할 때가 있었다. 일제시대 예술을 공부한 곽인식은 6.25가 끝나자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자신만의 예술을 펼쳤는데, 돌에 작은 흠집을 내거나, 유리를 돌로 살짝 쳐서 금을 만드는 등 어딘가 동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후 자연이 둥글게 만든 돌은 이우환, 박현기 등 여러 작가의 작업에 등장한다. |
선비의 유물회재 이언적은 중종, 인종, 명종 등 여러 왕의 조정에서 관직을 거치다 결국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했으나 이황으로 이어지는 성리학의 방향을 정리한 중요한 학자로 문묘에 종사되어 있고 전국 17개 서원에 위패가 있을 정도이다. 그가 가문에 남긴 유품을 보면 벼루, 옥직인, 연수병, 옥갓끈 등이 있는데 모두 책을 쓰거나 조정에 나갈 때 차려입는 의관에 관련된 것들이다. | GD 신발을 기다리는 사람들한때 아이돌이었던 연예인 지드래곤(GD)이 제대한 뒤 나이키와 손잡고 만든 신발(에어포스1 파라-노이즈)이 한정판으로 818개만 제작되어 개당 약 22만 원에 판매되었다. 사진은 11월 어느 날 그 신발을 사기 위해 이태원 매장 인근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지금 이 신발은 중고 사이트에서 1천 3백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1달 투자로 성공적이다. |
탈영역 우정국우체국 통폐합 정책으로 마포구 창전동 우체국은 2014년 문을 닫았다. 이를 활용하는 사업 공모에 뽑힌 기획자는 2015년 ‘탈영역 우정국’을 열었다. ‘탈영역 우정국’의 명칭은 탈영역을 뜻하는 ‘Post Territory’ 와 ‘Post office’의 옛말인 ‘우정국’이 합쳐진 것이다. ‘탈영역 우정국’은 새로운 예술가를 선보이는 문화공간이 되어 4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1950년대 다방6.25 전쟁이 끝나고 난후 폐허 속에서도 문화는 꽃피었다. 시인을 시를 쓰고, 소설가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했다. 화가는 그림을 그려 전시도 하던 곳. 그곳이 바로 다방이었다. 서울의 명동처럼 전국의 주요 도시마다 문화사랑방과 같은 다방들이 많이 있었다. 최근 전시에는 과거 다방에서 꽃핀 문화와 예술이 종종 소개되는데, 사진처럼 관객을 위해 다방을 재현하기도 한다. |
안창홍의 두상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계속되는 사건과 사고들은 현대인의 삶이 과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작가 안창홍은 상처받고 소외되는 인간들의 모습을 두상으로 집약해 '눈먼 자들'(2017) 시리즈로 만들고 있다. 다채로운 색에 거대한 형태지만 어딘가 공허하고 영혼이 없는 모습들이다. | 미투운동과 대학미투운동은 지난 몇 년간 한국사회의 인식을 흔들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성추행과 성폭력을 당해도 침묵하던 모습은 이제 사라지고 가해자를 적극 고발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는 미투운동 시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잘못한 선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학생들은 몇 년째 계속 투쟁중이다. |
탐나라공화국, 제주올해 봄 제주에 탐나라공화국이 생겼다. 남이섬 대표를 지냈던 강우현이 만든 새로운 테마파크이다. ‘나미나라 공화국’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남이섬은 관광지로 대박이 났었다. 제주에 온지 5년, 그는 고대 제주의 이름인 탐라에서 영감을 받아 탐나라공화국을 만들어 그 특유의 사고 전환을 앞세운 볼 거리를 내민다. 공화국 여러 곳에 연못과 특이한 조형물과 글귀가 가득하다. | 평화의 소녀상위안부로 끌려갔던 한국의 꽃다운 소녀를 형상화하여 만든 평화의 소녀상. 2011년 민간단체 주도로 제작된 이 동상은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지기 시작하여 해외에 10여개, 국내에 수십 개의 동상이 세워졌다. 서울 흑석동 거리에 세워진 소녀상 앞에 가을 국화꽃이 만발하다. 위안부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동상의 의미가 빛이 난다. |
게으른 구름오래된 영국의 시 <A Fall of Snow(눈 내림)>에 ‘게으른 구름’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게으른 구름을 따라 내리는 눈을 묘사한 시는 예술가의 시선으로 자연의 변화를 포착하고 있다. 한국인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김순기는 <게으른 구름>이라는 시와 시집을 내고, 먹으로 종이에 글을 썼다.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지역에서 나온 이 문구의 반복은 인간에게 잠시 마음을 쉬게 하라는 표현이 아닐까? | 봄을 위한 건축인간의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개념적 건축을 선보여온 OBRA Architects(오브라 건측)은 국제적인 상을 받은 기업이다. 건축을 통해 역사, 환경, 미래를 표현하는 건축가들답게 봄이 아닌 계절에도 봄을 유지할 수 있는 온실같은 집을 제시했다. 여기서 봄은 계절뿐만 아니라 ‘프라하의 봄’처럼 인간이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는 시기를 가리킨다. 그래서 제목이 '영원한 봄'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정원. |
앉아있는 사람용산 드래곤시티 입구에 거대한 형상이 앉아있다. 크기도 엄청나지만 단순화된 인간형상은 미래적이며 황금색을 입고 시선을 끈다. 제작한 작가는 ‘용의 도시’를 위해 환상의 세계에서 용이 등장하는 1980년대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 시리즈에서 동명의 제목을 따왔다고 한다. 주인공 아트레이유와 용 펠코처럼 모험의 여정을 떠나보라는 의미일까? | 놀이와 예술놀이터와 예술전시의 경계는 어디일까? 답은 전시된 놀이터는 예술이며, 놀이터의 것은 그냥 놀이를 위한 장치일 뿐이다. <제로원데이>는 첨단기술의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세상이 즐거운 놀이터가 될 수도 있다는 낙관주의를 포기하지 않는다. 한 작가가 설치한 알록달록한 풍선은 그 희망의 표현이다. |
현대자동차 제로원데이용산의 낡은 현대자동차 수리센터가 일년에 한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용산개발이 늦어지자 첨단기술과 창의력을 융합한 축제를 여는 것이다. 2018년 시작한 <제로원데이>는 인공지능부터 미디어 기술까지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실현하기 위한 무모한 도전을 소개하는 자리다. 그래서 올해 주제는 ‘모든 것의 무경계’였다. | 교회건축의 변화새문안교회가 1887년 언더우드 선교사에 의해 서울에 문을 열었을 때는 소박한 한옥에서 출발했다. 이후 여러 번 건물이 신축되었는데 1972년에는 조선왕조 황손 이구씨가 설계를 맡았었다. 올해 봄 신축된 건물은 크기도 놀랍지만 입구가 현대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그래서인지 2019 스페인에서 열린 ‘아키텍쳐 마스터 프라이즈’에서 상을 받았다. |
동방명주동양의 진주를 의미하는 동방명주는 상하이의 고층 TV 송신탑이자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중간에 둥그런 구조물이 특이해서 상하이 고층건물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서울의 동방명주는 중국식당이다. 한강변의 이 식당은 중국풍의 장식으로 눈길을 끄는 데 동양의 진주와 같은 맛을 내겠다는 자부심의 표현일 것이다. | 효도유교의 나라 조선에서 부모에 대한 효는 사람의 도리이자 사회의 근간이었다. 그래서 부모의 생일이나 회갑과 같은 중요한 날 성대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한 가문에서 아버지의 환갑을 맞아 서화에 뛰어난 명현들과 지인들에게서 글과 그림을 받아 2백여점을 모아 드렸다고 한다. 매화 그림부터 장수를 의미하는 壽까지 담은 회갑례 선물은 지금까지도 집안의 가보로 보관하여 후세에게 효를 가르치고 있다. |
전차의 추억대한제국 시절 근대식 이동수단으로 들어온 전차는 일제 강점기를 거쳐 1968년까지 70여년동안 서울의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초창기 사고도 많았지만 사대문안의 주요지역을 통과하는 편리함으로 장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교통수단도 바꾼다. 지하철이 보편화된 서울에서 전차는 추억이 되었다. 사진은 1930년대 일본에서 제작되어 서울에서 가동되던 반강제4륜보기차 318호. 서울역사박물관 앞에 있다. | 을지면옥을지로 3가 근처의 을지면옥은 서울의 5대 평양냉면집이다. 1969년 연천에서 시작되어 80년대 의정부 평양면옥으로 이어지다가 이후 을지로에서 문을 연 냉면집으로 알려져 있다. 허름한 건물이 밀집한 곳에서 조용히 장사하던 곳이 갑자기 유명해진 것은 올해 초,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속한 가게가 철거예정이라는 뉴스로 떠들썩해졌다. 이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해지자 재개발사업이 보류된 상태이다. 냉면집을 두고 개발과 보존이라는 철학이 충돌한다. |
명문가의 식탁안국동에서 100년 이상 거주한 윤씨 가문의 식탁이다. 집안의 재력에 힘입어 일본과 영국에서 유학한 윤보선은 깔끔한 취향에 아침식사로 토스트와 커피를 즐겼다고 한다. 상하이에서 독립운동을 했고 해방 후 서울시장과 대통령을 지낸 그는 사진 속에 보이는 인테리어와 식기도 디자인 했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사각형의 앞 접시는 서양의 식탁에서 영감을 받은 듯하다. 전시 <북촌>에서 찍은 사진. | 아, 여행가고 싶다!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사람들을 유혹하는 광고. 자세히 보면 스마트폰으로 예약과 사용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카셰어링 업체 ‘쏘카’의 마케팅이다. 지난 몇 년 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용빈도가 늘고 있는데 새로운 서비스를 사업화해서인지 인터넷을 검색하면 온갖 사연이 올라와 있다. 그럼에도 면허증과 신용카드, 핸드폰만 있으면 시간단위로 효율적으로 차를 사용할 수 있어서 수백만 명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
색의 진화오래전 프리즘으로 태양광을 투과시켜 무지개 색을 찾던 시절이 있었다. 색에 대한 연구는 지난 100여년 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는데, 최근에는 모니터에 고화질 디스플레이 기술을 입히는 일이 중요해졌다. 최근에는 태양광에서 찾던 색을 넘어서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인공적인 색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눈은 자연의 색이 아니라 모니터에 보이는 비현실적인 색에 익숙해지고 있다. | 철암탄광역사촌강원도 태백시 철암동의 전성기는 1960년대였다. 수천 명이 근무하는 탄광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한때 1만 4천명이 살기도 했으나 1990년대 폐광되면서 사람들이 빠져나갔다. 이곳에 탄광도시의 역사를 보여주는 생활사박물관이 2014년 개관했다. 바로 철암탄광역사촌이다. 이 박물관은 빈 건물의 외관과 간판은 그대로 보존하고 내부만 고쳐서 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안내를 받지 않으면 박물관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이다. |
국회의사당 건물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활동하는 의사당 건물은 한 나라의 상징이기 때문에 건물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 쿠웨이트 등 여러 나라에서 그런 사례를 볼 수 있다. 가장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하는 국회의사당은 루이 칸이 설계한 방글라데시의 것으로 기하학적 형태들을 잘 활용했다. 여의도의 국회의사당은 로마의 돔과 그리스의 기둥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식으로 지었다. | 대나무 정원대나무는 오래전부터 아시아의 미학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소나무, 매화와 함께 대나무는 추위를 이기는 존재로 충성과 절개를 상징하곤 했다. 특히 대나무는 군자의 청렴함을 나타내는 식물로 인식이 되어 정원의 인기 수종이었다. 곧게 뻗은 대나무 사이로 산책하며 군자의 도리를 상기하곤 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의 문인들은 대나무에 둘러쌓인 집에 거주하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런 전통은 한국과 일본에도 이어져서 잘 가꾼 정원 한쪽에 대나무가 꼭 자리 잡고 있다. |
루프탑 정원, 옥상 정원고대왕국 바빌로니아 수도에는 ‘공중 정원’이 있었다. 왕비를 위해 만든 옥상정원은 희귀한 식물이 넘쳐나 멀리서 보면 높은 왕궁건물과 함께 낙원처럼 보였다고 한다. 옥상 정원은 이후 귀족문화와 함께 살아남았고, 오늘날은 도심을 아름답게 할 뿐만 아니라 건물의 열기를 흡수하기도 하고 휴식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강남의 한 백화점 옥상 정원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 | 돌탑단단한 돌을 쌓아 소망을 비는 돌탑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고깔모양의 정교한 탑이 있는가하면 대충 던져서 만들어진 돌무더기같은 탑도 있다. 불교에서는 정교하게 깍은 석가탑처럼 예술적인 탑도 있다. 한 사찰에 멧돌과 일반 돌을 섞어서 독특한 탑을 만들었다. 정교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무리하지 않고 지금 가진 것을 활용해 마음을 표현한 듯하다. |
얼음공장일제강점기에 생선을 잡아 일본으로 보내는 산업이 발달하면서 전국 주요 도시에 얼음공장이 세워졌다. 그래서인지 얼음공장은 싱싱하게 보관해서 빨리 운송하기 좋게 종종 항구근처에 있었다. 얼음은 생선보관뿐만 아니라 냉면 문화의 확산에도 기여하게 된다. 덩달아 차가운 냉면을 배달하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었다. 제주항에 있던 일제시대 얼음공장 바로 옆에 있는 새 얼음공장. 눈꽃 문양으로 홍보하고 있다. | PD님 잘 부탁해요‘프로듀스X101'은 2019년 7월까지 방송된 남자 아이돌 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살아남은 아이돌들은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5년동안 활동을 하게 되었다. 재치있는 성대모사와 분장, 그리고 춤으로 인기를 모은 한 아이돌을 응원하기 위해 팬들이 대형 광고를 만들어 압구정역에 게시했다. 피디님 잘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이 아이돌은 방영 당시 파이널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다. |
하인두 류민자의 유토피아유토피아는 ‘이상적인 국가형태’부터 개인의 ‘이상향’까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다수가 생존해야 하는 국가가 ‘이상적’인 형태를 띠려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이상’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대신에 나와 나의 가족의 ‘이상향’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예술가 하인두와 류민자는 양평의 조용한 산기슭에 자신들만의 유토피아를 꿈꾸었다. 작은 숲과 예술로 이루어진 유토피아. | 실내풍경화어두운 실내에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퍼지는 장면은 유럽 북쪽의 회화에서 종종 등장하고 베르메르는 그 중 가장 유명한 작가이다. 명암의 대조를 통해 사물과 인물에 입체감을 주는 방식이 확산되며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이 그림은 베르메르의 영향을 받은 벨기에의 한 지방작가가 그린 19세기 그림으로 당시의 건축, 인테리어, 패션, 라이프스타일까지 보여주어 사진과 같은 기록 역할을 한다. |
로열 가든유럽의 왕과 귀족은 건물과 공원 등 보이는 곳에 권위와 부를 투자하곤 했다. 유능한 정원사를 통해 특이한 식물을 구해서 만든 공원은 경쟁처럼 퍼져갔고 유럽 전역에 왕실이 만든 ‘로열 가든’이 있다. 연못이나 호수가 들어가기도 하는데 대부분 손이 많이 가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유지비가 많이 드는 것이 공통점이다. | 죽음의 시계금색으로 칠해진 정교한 금속장식의 시계를 유럽에서는 ‘죽음의 시계(Death Clock)’이라고 불러왔다. 시간의 흐름과 언젠가 죽는다는 삶의 덧없는 속성을 가리켜서 나온 이름이기도 하지만 금색을 만드는 데 수은이 들어가는데 이를 다루는 장인들이 40세를 넘기지 못해서 나온 이름이기도 하다. |
피카소의 여인피카소 주위에는 여성이 많았다. 10명이 넘는 이들을 추적해 글을 쓰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그들은 결혼에 이르기도 하고 연인이 되기도 하고 잠시 친구나 모델이 되기도 했는데, 종종 피카소의 ‘뮤즈’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그들이 피카소의 작업의 영감이 되어 여러 그림으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카소의 그림의 모델이 여성일 땐 어느 뮤즈였는지 궁금해진다. | 반 고흐의 들판반 고흐가 즐겨 그린 풍경은 주로 자신이 살던 마을 외곽의 모습이었다. 파리 근교의 평범한 마을에 살면서 동네를 산책하다 발이 닿은 곳에 앉아 그 특유의 굵직한 붓 처리로 대충 그리면 풍경화가 되었다. 오늘날 그가 남긴 그림은 미술관에서 광기 넘치던 작가의 영혼으로 남은 반면에 그가 거닐던 밀밭은 여전히 마을 외곽에서 평범하면서도 고즈넉한 풍경을 보여준다. |
베니스의 팔라조 두칼레베니스의 통치자가 살던 궁전이다.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은 도시의 흥망과 역사를 같이한다. 베니스의 경제가 좋아지면서 팔라조 두칼레도 덩달아 커지고 화려해졌다. 성벽없이 아치와 네잎 클로버 패턴의 장식으로 된 건물만 세운 것도 베니스 통치자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햇빛이 환하게 비치는 이 건물을 보며 동서양을 오가는 상인들이 낙관적인 미래를 그리곤 했다. | 하퍼의 감성미국 작가 에드워드 하퍼(Edward Hopper)는 1930년대-40년대 미국 근대도시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그 속의 도시인의 다양한 감수성을 포착한 화가이다. 그의 그림은 하나의 양식이 될 정도인데, 서울의 한 카페에 하퍼의 그림과 유사한 그림 속에 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익명의 화가가 하퍼를 차용한 그림은 세련된 현대 가구와 함께 세련된 서울문화의 일부가 된다. |
활어차의 ‘회’ 마케팅‘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회는 살 안쪄요.’ 양어장이나 항구에서 싱싱한 생선을 받아 도심 속으로 운송하는 활어차. ‘살아있음’이 큰 가치를 주는 회를 제공하기 위해 나온 문명의 이기이다. 거기다 살도 찌지 않는 담백함까지 가지고 있다고 감성을 자극하는 활어차 주인의 마케팅 솜씨가 미소를 짓게 한다. | 애향심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먼 나라 일본으로 건너 가 자수성가한 한 인물이 모교에 도서관을 지어 어머니의 생일을 축하했다. 효도심이 넘치는 아들은 근검절약할 뿐만 아니라 고향에 대한 생각도 남달랐다. 그래서 도서관을 기증하며 “모교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고향을 사랑할 줄 모르고 고향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른다”는 명언을 남긴다. 제주북초등학교 김영수 도서관이다. |
근대 취향요즘 새로 생긴 카페들 중에는 현대적 디자인을 강조한 곳도 많지만 1930년대 근대의 취향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도 많다. 1930년대는 동서를 막론하고 전기와 자동차 등이 삶을 편리하게 해주었고 영화와 패션이 화려함을 입혀주던 시절이었다. 샹들리에가 빛나는 실내에 곡선미 넘치는 가구와 나무의 장식은 그 시절의 취향 속에서 쌉싸름한 커피와 달콤한 디저트의 맛을 배가한다. | 박서보 회고전지난 10여년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작가로 박서보를 들지 않을 수 없다. 88세의 나이인데도 여전히 그림을 손에서 놓지 않는 열정의 작가이자 1960년대부터 한국미술계에 추상미술로 확실히 존재감을 과시한 작가이다. 단색화 열풍을 정리하듯 그의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데 작가는 ‘발가벗겨진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
We are youngyoung의 영어사전을 보니 ‘인생의 초기 단계’, ‘경험이 거의 없는’, ‘청년의 성격을 가진’ 등의 뜻이 나와있다. 머리가 희끗해지고 얼굴에 주름이 서기 시작한 이들은 처음 두 가지에는 해당되지 않고 분명히 세 번째 의미에 맞을 것이다. 마음이 아직도 젊은, 또는 젊어지고 싶은 노인들. 그들은 왜 젊게 살고 싶어 하는 걸까? | 디자인의 힘전시장 벽을 흰색으로 만드는 것은 100년 정도 된 관습이다. 백 년 동안 미국에서 일본으로 한국으로 퍼지다 보면 지겨워 질만도 하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늘 사각형 캔버스에 오밀조밀 그린 그림은 어디를 가도 있다. 그런 식상함을 깨주는 디자인은 고마울 정도이다. 점잖은 전시장 벽을 핫 핑크로 만들어 익숙함을 몰아내준다. |
개양귀비 동산90년대만 하더라도 개양귀비 꽃은 주변에서 보기 힘들었다. 유럽이 원산지인데, 화려한 꽃이 아름다워 대량으로 퍼진 모양이다. 한강공원이나 지방의 야산에 관상용으로 조성된 개양귀비 꽃밭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화려한 것은 빨리 사라진다. 개양귀비도 6-7월 한철이다. | 아스거 욘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럽은 정신적 공황에 빠져든다. 이성과 합리주의를 토대로 가꾼 문명이 처참하게 쓰러지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지 막막해진 것이다. 이후 철학에서는 실존주의가, 미술에서는 원시주의가 등장했고 어른처럼 행동할 수 없는 인간의 무의식, 원시인의 거친 감성으로 돌아가 자유로운 인간의 에너지를 찾으려는 예술이 나온다. 그런 작가중의 하나인 아스거 욘. |
김영수도서관사업가로 성공한 아들은 어머니가 90세 생신을 맞자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자신이 졸업한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지어 기증하는 것. 1930년 제주북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자수성가한 김영수가 바로 그 아들로 1968년의 일이다. 최근 이 도서관은 친환경 자재로 리모델링하고 아이들을 맞고 있는데 보이는 문구는 기증하면서 했던 그의 말이다. | 대구삼성창조캠퍼스(구)대구삼성창조경제단지(현재 대구참성창조캠퍼스)는 2014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창조경제’가 화두가 되면서 추진되었다. 당시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만들어지고 대기업이 물심양면으로 참여하곤 했다. 그런 환경 속에서 대구의 옛 제일모직 터에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복합단지로 도시재생과 벤처창업지원을 꾀한 곳으로 녹음이 우거지고 맛집이 다수 들어와 최근 대구의 핫 플레이스가 되고 있다. 델코리얼티그룹에서 컨설팅을 맡았던 곳이기도 하다. |
이육사의 도시 대구“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로 시작되는 ‘청포도’는 이육사의 대표시이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대구에 거주했던 그는 문학을 하면서도 중국을 오가며 독립운동에 투신한 실천하는 예술인이었다. 대구시 한 아파트는 그런 역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며 건물 측면에 이육사의 시 ‘광야’의 한 구절,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와 초상을 그려 놓았다. | 담양 대나무숲고려 시대에 담양에는 마을 사람들이 대나무를 심는 날이 있었다고 하니 담양의 대나무 숲의 역사는 정말 오래된 것 같다. 생활용기로 대나무 바구니를 요긴하게 쓰던 시절은 지나갔지만 그때 심은 대나무는 지금도 살아남았다. 왕대나무가 밀도 있게 자란 숲으로 들어가 보면 오랜 역사가 대나무 마디를 타고 뻗어나간 뿌리와 함께 살아있음을 느낀다. |
마리 앙투와네트 마케팅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였다가 30대에 단두대에서 사라진 마리 앙투와네트는 화려한 프랑스 궁중의 라이프 스타일을 연상시키곤 한다.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라’고 했다지만 최근 연구로 그 말과 사치스러운 삶은 다소 왜곡되고 과장되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한 카페가 앙투와네트의 명성에 기대 디저트와 차를 팔고 있다. 비극과 희극 모두 소비되는 시대의 현상이다. | 엉겅퀴한국의 야산에 흔한 엉겅퀴. 전 세계의 야산에도 흔하다. 보라색에서 흰색까지 다양한 색을 보여주지만 공통점은 가시가 많다는 것. 한국에서는 가시가 많아서 가시나물이라 불리기도 하고, 잎을 빻아서 상처에 바르면 피를 멈추게 한다고 엉겅퀴라고 불린다. 매년 봄부터 여름까지 꽃을 피운다. |
미디어 파사드, 갤러리아 백화점밤의 미학을 선도하는 미디어 파사드가 국내에 많아졌다. 그중에서도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의 외벽은 2004년부터 밤과 낮에 달라지는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데, 네덜란드의 건축사무소가 디자인한 것으로 국내에서 도입한 최초의 미디어 파사드로 알려졌다. 차를 타고 가던, 길을 걷던 이 동네를 지날 때마다 인공조명이 뿜어내는 이미지가 잠시 감각을 점유한다. | 카페 공백의 전망, 제주지난 5월 새로 문을 연 '공백'은 건물 2개로 된 카페이자 문화공간이다. 그중 새로 지은 카페는 지상에서 보는 모습과 안에서 보는 모습이 사뭇 다르다. 우선 고가의 음료와 카페지만 편안함보다는 전망을 보고 바닷가를 산책하도록 유도하는 점이 가장 다르다. 어디를 보든 사진 찍기 좋게 디자인되었다. 긴 벤치에서 바다 전망을 보고 있는 사람들 옆으로 화장실 로고 ‘MAN'과 벽이 크게 서있다. |
카페 공백의 전시장, 제주650. 카페 공백의 전시장, 제주 지난 5월 새로 문을 연 '공백'은 건물 2개로 된 카페이자 문화공간이다. 제주도 동쪽 해안가의 낡은 공장건물을 활용한 전시장을 만들고 새로 지은 건물은 카페로 만들었다. 오래된 시멘트벽 사이로 균열을 내고 나무를 심고 공간을 다듬어 만든 동선은 ‘산업적’인 분위기로 평화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곳이다. 현재는 BTS의 멤버인 슈가의 친형이 운영한다고 입소문이 나 있다. | 팔선생 식당녹두 색 벽면에 붉은 장식이 돋보이는 중국식 건축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오래된 중국의 가게를 보는 듯한데, 사실은 입소문을 타고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팔선생’ 중국식당이다. 중국 본토에서 온 요리사가 선보이는 맛난 음식과 독특한 인테리어로 전국 체인점을 거느린 브랜드가 되었다. 아마도 ‘팔’이 중국에서 재복을 불러오는 행운의 숫자여서 그런지도 모른다. |
운송수단자전거나 오토바이보다 기능적이고 자동차보다 저렴한 운송수단은 늘 수요가 있다. 멋있는 광고에는 나오지 않지만 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3륜 오토바이를 개조한 것부터 220볼트 가정용 콘센트에서 직접 충전할 수 있는 3륜 전기자동차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다. 4개가 다수인 세상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은 바퀴가 3개짜리인 소수 운송수단에게 박수를 보낸다. | 변하는 도시광고, 영화, 게임, 인터넷 등 인간이 만든 것들이 지나치게 세련되고 황홀할 정도다. 그래서 눈을 현실로 돌리면 거칠고 어설프고 불편하고 추한 것이 많다. 현실과 황홀경 사이는 기술의 발달로 더 멀어진다. 하지만 우리의 존재 자체를 확인하려면 불안하고 어설픈 현실, 즉 우리가 사는 도시를 미시적으로 볼 때 명확하게 드러난다. 도시 한가운데 자신만의 공간을 만든 할머니의 모습. |
공생나무에 자라는 난초와 이끼는 빗물을 머금으면서 나무가 마르지 않게 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생존을 나무에 맡기고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생물이 같이 살아가는 관계가 공생이다. 그러나 서로 얻는 이익이 균등할 수 없으며 많이 가진 쪽이 양보하거나 희생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공생과 기생의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은지도 모른다. | 롯데수퍼타워 불꽃축제123층 건물에서 뿜어 나오는 각양각색의 불꽃은 장관이다. 건물 내부에 있는 사람은 어떤 경험을 하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외부에서 보는 불꽃쇼는 화려하고 멋있다. 프랑스의 기술이 서울의 롯데타워라는 공간과 롯데의 자본을 만나 나온 21세기 불꽃쇼이다. 그런 기대를 안은 사람 수십만 명이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루며 서울의 문화를 만들어간다. |
연트럴 플리 마켓플리마켓, 벼룩시장의 영어명이다. 한국어로 옮기다보니 ‘프리 마켓’이 되기도 하는데, 그래서 ‘자유시장’이라고 아는 사람도 있다. 서울에서 핫한 동네라면 지지 않는 연남동은 자유로운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스타일에 맞게 세상을 살고 즐기는 곳이다. 그 중심의 철길공원은 ‘연트럴 파크’가 되었고, 덩달아 ‘연트럴 플리 마켓’이 소소한 행복을 주는 축제처럼 열리고 있다. | 벽화의 매력선사시대 동굴에서 그리기 시작한 벽화는 회화로 발전하다가 사진과 영상이 발달한 20세기, 추상미술로 나아갔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한 4차 혁명의 시대에 벽화는 제도를 벗어나 인간다움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었다. 사회적 불만을 낙서로 그리기도 하고, 허름해진 동네를 밝히는 예술적 치장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수원시 행궁동의 벽화. |
효제문자도조선시대 숙종, 영조 시기, 주자의 ‘효제충신예의염치’를 8폭의 병풍으로 만들어 일반 백성에게 유교의 원리를 가르친 효제문자도가 나오기 시작한다. 단순히 한자어를 그리는 수준이 아니라 여러 고사에서 따온 동물과 사물을 글자에 입히고 배경으로 사용했다.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기도 하는데 물고기, 새, 꽃, 용, 죽순 등이 등장하는 것은 그런 이유이다. | 빗물과 촘항수돗물이 일상이 되기 전 우물이 없는 곳에서는 빗물을 받아 사용했다. 비는 많이 오지만 물이 귀한 제주의 중산간에서는 나무에 ‘촘’이라 불리는 짚으로 만든 띠를 달고 그 아래 항아리를 놓아 빗물을 받곤 했다. 어떤 나무의 물인가에 따라 물맛이 달랐고, 옹기 속에서 석달을 숙상하면 더 깔끔한 물맛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옹기의 크기와 수에 따라 그 집의 생활수준을 가늠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
도시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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